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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또 한번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출생아 수도 처음으로 23만명대로 떨어졌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내려앉을 전망인데, 통계청은 올해 합계출산율을 0.68명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 4분기 합계출산율(0.65명)은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2022년(0.78명)보다 0.06명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합계출산율은 1984년(1.74명)에 처음 1명대로 떨어진 뒤 서서히 더 줄어들다가 2000년대 들어 1명 초반대를 위태롭게 유지했다. 급기야 2018년(0.98명)에 처음 1명대가 깨진 뒤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0.72명으로 주저앉으면서 1970년 해당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8명·2021년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이 채 안 되는 나라도 한국뿐이다.
분기 기준 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은 0.65명으로, 0.7명에 턱걸이했던 2022년 4분기(0.70) 대비 0.05명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그동안 전국 시·도 중에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보였던 세종이 지난해 연간 0.97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초로 전국 17개 시·도 모두 1명대가 깨졌다.
출생아 수 역시 역대 최저치로, 전년과 비교해 1만9200명이 줄어든 23만명(230.0천명)으로 집계됐다. 100만명대(1970년)에 이르던 연간 출생아 수는 2001년 50만명대, 2002년 40만명대로 줄었고, 한동안 40만명대를 유지해오다가 2017년 30만명대로 떨어진 뒤 3년 만인 2020년부터 20만명대로 떨어졌다.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을 보면, 30∼34살 여성이 66.7명으로 전년보다 6.8명이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다. 25∼29살 여성의 출산율은 21.4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6명 줄었다. 35살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은 36.3%로 전년대비 0.6%포인트 늘었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6살로, 0.1살 늘어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첫째아 비중(60.1%)도 처음으로 60%대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출산율과 직결되는 결혼 건수는 지난해 19만3673건으로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하지만 월간으로는 지난해 11월(1만6695건)과 12월(1만7582건)에 각각 전년동월대비 4.4%와 11.6% 감소하면서 내리막길을 예고했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아지면서 4년째 우리 인구는 자연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인구는 12만2800명 자연감소하면서 전년보다 1천명 덜 줄었지만,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올해는 2023년과 비교해 출산율이 줄어 0.68명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혼인 건수가 늘어난 덕에 내년 또는 내후년에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