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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적 금융기관들이 10년 동안 액화천연가스(LNG·엘엔지) 운반선 사업에 약 52조2천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은 지난 한 해 약 15조1천억원의 금융을 지원했다. 탈탄소 규제 강화 흐름 등으로 천연가스 생산·소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엘엔지 선박에 공적자금을 막대하게 투입하면 이른바 ‘좌초자산’이 될 수 있다고 기후환경단체는 우려한다.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은 28일 ‘LNG 운반선, 가스 확장의 최전선 뒤 숨겨진 산업’ 보고서를 내고 지난 10년 동안 국내 공적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이 미래에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는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에 652건, 모두 52조2천억원의 금융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원 금액 순서로 보면 한국수출입은행 31조8천억원(268억 달러), 한국산업은행 12조8천억원(106억 달러), 한국무역보험공사 6조9천억원(60억 달러), 한국자산관리공사 2천억원(1억4천만달러), 한국해양진흥공사 6천억원(5억달러) 순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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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엔지 운반선에 대한 금융지원 배경에는 엘엔지 시장의 성장이 있었다. 세계 해운 리서치 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세계 엘엔지 운반선 규모는 지난 2014년 325척에서 2023년 970척(건조 중인 320척 포함)으로 약 300%가 증가했다. 국내 3대 조선사인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은 현재 전 세계에서 발주된 엘엔지 운반선의 79%(252척)를 건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 에너지 시장의 가변적 상황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올해 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한 넷제로 보고서를 보면, 넷제로 시나리오 기준 2030년까지 가스 수요가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2030년 이전 가스 수요가 하락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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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은 보고서를 통해, 국외 선주사들의 투기성 발주(선박의 최종 사용자와의 장기 용선 계약, 선박 사용 계약 없이 단순한 시장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선박을 발주하는 것)에 대해 “시황 호조를 기대한 것이므로 시장을 교란하고 선박 가격을 과도하게 상승시켜 국내 조선소와 공적 금융기관에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전세계 주요 환경단체들은 지난 17일 화석연료 금융 1·2위를 달리는 한·일 정부에 신규 화석연료 금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