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2023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장에서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지원·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소개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2023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장에서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지원·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소개되고 있다.

“사회적 대기업이 되겠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 개막식에 참석한 ‘두핸즈' 박찬재 대표의 말이다. 2012년 노숙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조업에서 시작해 물류업으로 전환한 두핸즈는 올해 연 매출 300억원을 예상한다. 전체 직원의 20%는 노숙인을 비롯한 취업 취약계층이다. 박 대표는 “2020년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해 창고는 물론 고객사 제품이 전소돼 수십억원의 피해를 보았지만, 고객사와 투자자의 응원과 지지로 화재 이후 3개월 만에 월 매출액이 오히려 2배 증가했으며, 1년 뒤 모든 부채를 갚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결과 협력의 힘이야말로 사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큰 연결로 더 큰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회적 대기업이 되겠다”말했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소셜밸류커넥트는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제안해 지난 2019년 출범했다. ‘새로운 연결과 협력,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열린 올해 소셜밸류커넥트에는 서울시 50플러스재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총 46개 민간·공공기관과 관련 이해관계자 2천여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에는 박찬재 대표를 비롯해 글로벌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누마' 이수인 대표, 상생협력의 생태계 조성으로 사회서비스 혁신을 모색하는 ‘중앙사회서비스원' 조상미 원장 등 연결과 협력으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경험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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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오전·오후 세션에는 △사회적기업 상품 유통전략 △로컬 활성화 방안 △지방소멸시대, 지역대학의 역할 등 △사회적 가치 성과비례보상제도 등 16개 강연과 토론이 열렸다. 특히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찾으려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행복나래 주관으로 열린 ‘사회적기업 상품 유통전략' 세션이 대표적이다. 행복나래는 에스케이가 설립한 사회적기업으로 11번가와 함께 사회적 가치 전문몰인 SOVAC Market(소백마켓) 등 사회적기업의 판로개척 사업, 사회적기업가와 사회적기업을 키우는 소셜벤처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규만 11번가 에스브이(SV) 팀장은 “사회적기업 상품이 경쟁 상품과 비교해 다소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소백마켓에서는 20~30% 할인 가격으로 판매되는 기획전을 진행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왔다”며 “지난 2년간 거래된 사회적기업 상품 매출은 약 70%, 상품 수는 200% 증가했다”고 말했다. 최정혜 연세대 교수(경영학)는 “사회적기업 제품은 상품 우수성,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다”며 “구매자가 ‘가치소비'를 한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션을 진행한 행복나래 이충섭 실장은 “사회적기업 제품의 차별화는 사회적 가치가 담긴 스토리의 활용, 진정성에서 비롯된다”며 “사회적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논의를 앞으로 구체화해가겠다”고 말했다.

에스케이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행복나래 주관으로 열린 ‘사회적기업 상품 유통전략' 세션에서는 사회적기업 상품 유통 트렌드, 히트상품의 조건 등 판로 확대에 관한 정보 공유가 이루어졌다.
에스케이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행복나래 주관으로 열린 ‘사회적기업 상품 유통전략' 세션에서는 사회적기업 상품 유통 트렌드, 히트상품의 조건 등 판로 확대에 관한 정보 공유가 이루어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술로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사회적기업, 소셜벤처의 가능성 탐색이 활발히 이뤄졌다. 임팩트스퀘어가 주관한 ‘SE(사회적기업)가 알아야 할 글로벌 트렌드: 임팩트가 묻고, 에이아이(AI)가 답하다' 세션에서는 에이아이를 활용한 기업 사례를 공유하며 사회적기업, 소셜벤처의 대응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영상 기반의 미세먼지 측정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딥비전스'의 강봉수 대표는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하며 비즈니스를 운영해야 하는 사회적기업들이 핵심 비즈니스를 구성하고 혁신하는 데 있어 기술을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인·기업 맞춤형 정책 플랫폼을 운영하는 예비사회적기업 ‘웰로'의 김유리안나 대표는 “사람의 생애주기에 따른 사업을 하는 곳이라면 사람에 관한 데이터가 쌓일 것이고 이 중 일부를 자동화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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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2023 소셜밸류커넥트’는 서울 성동구와 함께 서울 성수동 공익문화공간 언더스탠드 에비뉴에서 사회적기업·소셜벤처 제품을 판매하는 ‘SOVAC Market’을 열었다.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2023 소셜밸류커넥트’는 서울 성동구와 함께 서울 성수동 공익문화공간 언더스탠드 에비뉴에서 사회적기업·소셜벤처 제품을 판매하는 ‘SOVAC Market’을 열었다.

올해 소셜밸류커넥트는 서울 성동구와 성수동 공익문화공간 언더스탠드 에비뉴의 주관으로 사회적기업·소셜벤처 제품을 판매하는 ‘SOVAC Market’을 열었다. 팬데믹 이후 어려움을 겪는 소셜벤처 기업들을 위해 현장 판매와 함께 오는 21일까지 온라인몰 11번가 기획전과 연계해 온라인 판로개척의 장을 제공한다. 소셜밸류커넥트 사무국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소셜벤처들의 가장 큰 고충은 투자 유치와 판로 개척”이라며 “소셜밸류커넥트가 기업들에게 투자와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기회가 되고, 사회적기업·소셜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jinnytr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