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르면 8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셀트리온 등 바이오 대기업들도 시설 투자액의 최대 25%를 세금에서 감면받는다. 정부가 반도체와 전기차, 수소 등에 이어 바이오까지 감세 대상을 확 넓혔기 때문이다. 올해 세수는 벌써 30조원 넘게 구멍 나며 역대 최악의 ‘세수 펑크’가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수출전략회의를 열어 ‘첨단 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 방안’(이하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월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 당시 찾았던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와 같은 바이오 단지를 국내에 만들겠다는 취지다. 보스턴 클러스터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소,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이 모여 있는 바이오 분야 대표 클러스터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엠아이티(MIT)라는 기반만으로 된 것이 아니고, 공정한 시장 질서와 보상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공학·의학·법률·금융 분야 최고 인재들이 모이도록 만든 것”이라며 “지금 글로벌 시장은 기업 간 경쟁이 아닌 클러스터 대 클러스터의 집합적 경쟁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병원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엠아이티 대 등을 언급하며 “바이오 동맹이 구체화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파트너십이 아니라 얼라이언스(동맹) 개념”이라고 국제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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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 육성 방안의 핵심은 바이오 분야 세제 혜택 강화다. 동물 세포 배양 등 바이오 의약품(사람 등 생물체의 단백질·세포 등을 원료로 만든 의약품) 분야의 핵심 기술을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상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 바이오 대기업의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이 기존 1~3%(중견 5~6%, 중소 10~12%)에서 15%(중견 15%, 중소 25%)로 대폭 확대된다. 삼성바이오 등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에 주력하는 대기업들이 최대 수혜자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올해 투자 증가액(직전 3년간 평균 시설 투자액 대비 투자 증가분)에 한해 적용하는 10% 추가 세액공제를 더하면, 바이오 대·중견기업의 세액공제율은 최고 25%(중소 35%)로 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는 8월 조특법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말 올해부터 기존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반도체 대기업 등의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8%에서 15%로 높인 데 이어, 지난달엔 전기차 생산 시설을 포함한 전기차·수소 기술 및 시설도 공제 확대 대상에 추가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런 감세 조처가 가뜩이나 최악인 세수 여건을 더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3조9천억원 줄었다. 이런 세수 악화 우려 탓에 기획재정부 내에서도 이날 발표 직전까지 바이오 세액 공제 확대 여부를 놓고 이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정부 역할은) 우리 민간을 얼마나 활성화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정부는 나중에 세금으로 받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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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클러스터 육성 방안에는 국내 산업단지 내 산업시설 용지에 벤처캐피털·법률·회계 업체 등의 입주를 허용하고, 공공기관 등이 보유한 의료 데이터를 기업·대학 등에 제공하기 위한 중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입지 규제를 풀어 산업단지 내 사업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보건 의료 데이터 활용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