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지난달 21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지난달 21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세상은 완전히 딴판이 됐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걱정이죠.”

빈센트 코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검토국 부국장이 1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년 한국 경제 보고서’ 언론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기구는 2년마다 회원국 경제 상황과 정책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펴낸다. 이날 설명회는 코로나19 발생 당시인 2020년 8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열렸다.

오이시디 보고서엔 확 달라진 경제 환경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기구는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하 전년 대비)이 24년 만에 최고인 5.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를 석 달 만에 0.4%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는 기획재정부(4.7%) 전망치보다 높고, 한국은행이 8월에 추산한 전망과 같다. 내년 물가 상승률도 3.9%로 고공 행진할 것으로 봤다. 코엔 부국장은 “8월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7월(6.3%)보다 낮은 5.7%를 기록했지만, 중앙은행 물가 안정 목표치(2%)의 3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는 공급망 차질, 소비 회복 등 상승 압력을 반영한다”고 했다.

광고

물가 오름세는 수출·소비 등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올해 2.8%, 내년 2.2%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이전보다 01%포인트 소폭 상향 조정했다. 정부·한은(2.6%)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내년 성장률 전망을 2.2%로 기존 전망치 대비 0.3%포인트 낮춰잡았다. 이 기구는 “성장은 내년에도 계속되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성장 속도가 완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계부채와 집값을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꼽았다.

오이시디는 한국 정부와 중앙은행에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재정 긴축 정책을 주문하며 취약계층 지원 및 사회 안전망 강화를 권고했다. 특히 현재 시행 중인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처를 두고 “이런 보편적 지원은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혜택은 고소득층에게 집중된다”면서 “유류세 인하는 점진적으로 축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개혁과 연동한 기초연금의 저소득층 중심 선별적 지원 강화 등도 함께 제언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