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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정부 ‘건전 재정’으로 전면 전환…“무리한 긴축 위험” 비판도

등록 :2022-07-03 17:25수정 :2022-07-04 02:42

전문가 “채무 적을수록 좋다는건 신화”
한국 재정 규모 OECD 꼴찌 수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윤석열 정부가 이번 주에 열릴 올해 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운용 기조를 ‘건전 재정’으로 전면 전환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국가채무비율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 국면에서 급격한 재정 긴축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한국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도 재정을 축소하는 방향은 현실적인 재정운용 전략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올해 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재정 건전성 강화에 방점을 찍은 재정 기조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단기적 관점에서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관리 목표를 담아 수치화한 재정준칙을 법제화하고, 30년 단위의 재정운용계획인 ‘재정비전 2050’을 수립해 건전 재정 기조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재정전략회의는 국가의 재정현안을 논의하는 정부 최고위급 연례회의체다.

이런 기조의 근거로 윤석열 정부는 급격하게 늘어난 국가부채비율을 들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9일 전임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서 “지난 정부 5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약 14%포인트 증가했다”며 “포퓰리즘적 재정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재정은 국가 운영의 근간이자 최후 보루라는 신념을 갖고 재정준칙 법제화, 저성장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국가채무비율은 2019년까지 40%를 밑돌았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며 재정 지출이 많이 늘어나면서 올해 49.7%(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에 이르렀다.

우리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관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가채무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는 단순한 논리로 지출 증가율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나라마다 재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부채 수준이 다르고, 그 수준은 이자비용 등 국가부채의 질적 측면이나 담세 여력 등을 고루 판단해 정해야 한다”며 “이런 고민 없이 ‘부채가 적어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변화한 재정 이론이나 재정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포퓰리즘적인 재정운용”이라고 말했다. 돈을 덜 빌리고 덜 쓰는 것만 고민할 게 아니라 부채와 지출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대대적인 감세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국제적으로 보더라도 한국의 재정 규모는 턱없이 작다. 코로나19로 각국이 예외적으로 재정 지출을 늘리기 전인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대비 일반정부 재정 지출 비율은 3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2.5%)에 한참 못 미친다. 35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33위에 머물렀다.

윤석열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 하에 당장 내년 예산부터 강도 높은 긴축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미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돌입한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에 지출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고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정책도 긴축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재정마저 긴축할 경우 총수요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류덕현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유럽에서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 긴축을 했지만, 긴축으로 인해 경기가 나빠지면서 재정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며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우리 경제성장의 많은 부분에 재정이 기여했는데 이걸 무리하게 빼면 경기가 더 후퇴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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