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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일자리 창출, ‘친기업’ 해놓고 시장에 맡기면 해결되나요?

등록 :2022-06-26 15:38수정 :2022-06-26 16:20

경기 둔화에 일자리 위축 우려 커
정부, 공공일자리 구조조정 예고
불안정 일자리 늘어날 가능성 커져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고물가, 경기 둔화 등으로 국내 일자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민간 주도 성장’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사실상 공백 상태여서 ‘약한 고리’인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고용시장을 바라보는 정부 시각은 낙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올해 경제 전망’에서 올해 국내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견줘 60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애초 28만명 증가에서 예상치를 대폭 올려잡은 것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6%로 하향 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올해 1∼4월에 정부의 직접 일자리와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증가한 취업자가 이미 100만명에 육박하기 때문에 하반기 고용 회복세가 둔화해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는 수치”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취업자 수는 2849만명으로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전인 2019년(2712만명) 수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민간 일자리’를 강조한 윤석열 정부의 공언과 달리, 상반기 고용 증가분은 문재인 정부가 만든 코로나19 관련 재정 일자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고용의 질 문제도 여전하다. 도소매업이나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산업은 코로나19 와중에 진행된 자동화·비대면화로 인해 유난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자리 사정은 앞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서다.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6월 제조업 업황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가 한 달 전보다 15 하락한 76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근접할수록 업황이 나빠졌다는 견해가 많다는 의미다. 양질의 일자리인 국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최근 450만명을 넘어서며 회복 흐름을 보여왔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코로나 고용 타격이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닌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통상 물가가 뛰면 임금이 오르고 그 여파로 1년쯤에 걸쳐 실업률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공공 일자리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등 고용 정책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일자리 중심 경제를 앞세우며 각종 지원 정책을 내놨지만, 윤석열 정부는 기존 일자리 관련 제도를 통합한다는 내용 정도를 담은 게 전부다. 올해 정부가 예산 약 32조원을 투입해 직접 만드는 노인·자활 근로 사업 일자리 등은 106만개에 이른다. 이런 직접 일자리에 칼질을 예고한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자리는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고 시장이 활성화되면 그 결과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정부가 민간의 고용 창출 자체를 목표로 삼기는 어렵다”고 했다. 반면 홍민기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지원 일자리 대폭 축소가 정말로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민간 일자리를 활성화한다며 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바꿀 경우 돈은 돈대로 쓰고 일자리 질만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친기업’적인 노동개혁을 추진하며 불안정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가 기간제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을 시도했던 것처럼 노동시장 유연화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얘기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역대 보수 정부가 추진해온 노동시장 개혁의 본질은 규제를 풀고 노동을 유연화해서 사람을 쉽게 채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방식을 쓰면 일자리 자체가 늘어날 순 있지만, 비정규직·파견직 등 질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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