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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130개국 ‘디지털세’ 합의…“글로벌 기업 돈 버는 곳에서 과세”

등록 :2021-07-02 16:53수정 :2021-07-03 02:05

삼성전자·SK하이닉스 포함 100여개 글로벌기업 대상
27조 이상 기업의 초과이윤 20~30%를 매출 발생국에
기재부 “세수 증가·감소요인 공존… 아직 추산 어려워”
OECD 누리집 화면.
OECD 누리집 화면.

구글과 애플 등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하면서 세 부담을 줄여온 초대형 글로벌 기업을 향한 과세 강화 기본 방안에 130개 국가가 합의했다. 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라에 이익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세부담을 줄이고, 자국내 기업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세 부담을 줄여주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도 국제 합의에 이르렀다.

 글로벌 기업 과세 촘촘해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일(현지시각) 영상으로 139개국이 참여한 ‘포괄적 이행체계’(IF·Inclusive Framework) 논의를 통해 ‘디지털세 합의안’에 대해 130개국으로부터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헝가리, 에스토니아 등 9개국은 합의에 반대했다.

합의안을 보면, 과세 대상은 매출 200억유로(약 27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10% 이상인 기업이다. 한 예로 연간 30조원을 벌어 3조원 이상 남긴 기업이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구글과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 등 모두 100여개가 여기에 해당될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추산한다.

과세는 영업이익률 10%를 초과하는 이익분 중 20~30%에 대해 이뤄진다. 가령 매출이 50조원이고 영업이익이 10조원인 기업의 경우 기준 이익률 10%(5조원)을 초과하는 이익분인 5조원의 20~30%에 해당하는 1조~1조5천억원을 ‘과세대상 이익’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다만 세율은 이번 방안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안의 또다른 특징은 과세를 할 수 있는 국가를 과세 대상 기업의 매출이 발생한 곳으로 정한 점이다. 특정 기업이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에서 사업해 돈을 벌었다면 4개국이 ‘과세대상 이익’을 일정 비율(배분율)로 나눠 과세권을 행사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방안에는 구체적인 과세 배분율은 담기지 않았다.

이외에도 오이시디는 이날 논의에 참여한 130개국이 글로벌 최저한세(최소 15%) 도입에도 찬성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은 법인세율이 낮은 곳을 찾아가는 기업들의 ‘세금 쇼핑’을 막고, 나아가 기업들의 투자 유치 등을 위해 각 국가 간 세율 인하 경쟁을 차단하자는 취지로 논의가 진행됐다. 올해 들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도입을 공개 촉구한 바 있다.

 “100년 만의 국제조세 원칙의 변화”…국내 영향은 작을 듯

합의안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100년간 지속한 국제조세원칙의 대변경’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1928년 국제연맹(UN의 전신)이 마련한 국가 간 조세조약 협약을 시작으로 이중과세 방지, 법인세 인하 등 투자 촉진 위주의 국제 조세의 큰 틀이 바뀐다는 의미다. 이번 합의가 국가 간 공동 과세 및 법인세 인하 경쟁 차단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런 변화의 뿌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슬러간다. 위기 극복 과정에서 돈을 쏟아부어 재정이 악화된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세수 확충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 과정에서 세원을 잠식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활동에 각국 정부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번 합의를 위한 국제 논의가 처음 시작한 시점도 금융위기 충격이 가시지 않은 지난 2012년이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확산 탓에 재정 지출이 또다시 크게 늘어나며 재정이 악화된 상황도 논의 속도를 높이는 핵심 배경 중 하나다. 애초 논의된 과세 대상이 구글, 페이스북 등 디지털 기업에서 소비재, 전자, 제약 업종 등으로 크게 넓어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역사적으로 전쟁이 조세 정책 혁신의 원동력이었다”며 “지금은 코로나19와 기후변화라는 위기는 국제 조세 제도를 재고하고 고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번 합의가 국내 세수 등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합의에 따라 세수 증가 요인과 감소 요인이 엇비슷하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법인세수의 핵심 세원인 삼성전자나 에스케이(SK)하이닉스로부터 걷는 세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동시에 구글과 애플 등 국내에서 돈을 버는 글로벌 기업에서 추가 세수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정정훈 조세정책관은 “한두개 국내 기업에서 나오는 세수를 (다른 나라에) 배분하고, 나머지 98∼99개 (국외) 기업으로부터 세수를 받는 (한국이) 구조다. 아직 세부 기준이 정해지지 않거나 확정되지 않아 (세수 실익을) 정확하게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도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 최저한세율이 15%인 터라 직접 영향을 줄 여지는 낮아보인다. 다만 국내 기업의 세율이 낮은 조세회피지역으로 이전하거나 이익을 몰아줄 유인은 줄어든 터라 국내 세수에는 부정적 효과보다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이다. 기재부도 “국가 간 법인세 인하 경쟁이 줄어 글로벌 기업의 국내 유치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방안은 오는 10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시행은 내년에 각 국가별로 법 개정 작업을 진행한 뒤 2023년부터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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