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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눈물의 사퇴…“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등록 :2021-05-04 10:23수정 :2021-05-05 10:49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사퇴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사퇴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홍원식(71)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사퇴했다. 지난달 13일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발표로 논란이 발생한 지 22일 만이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홍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홍 회장은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대목에서 목소리가 울먹였다. 여러 차례 눈물도 닦았다.

홍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정각에 본사 대강당에 들어와 취재진을 향해 90도 인사를 한 뒤,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상처받고 어려운 날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입을 뗐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유가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며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밖에도 국민 여러분을 실망케 했던 크고 작은 논란들에 대해 저의 소회를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먼저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희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며 과거 발생한 여러 사건에 대해서도 자성했다.

홍 회장은 “최근 사태수습을 하느라 이런 결심을 하기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 번 믿어주시고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한 뒤 90도로 인사 후 퇴장했다.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홍 회장은 199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2003년 건설사로부터 리베이트 받은 혐의가 불거지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대신 그해 회장에 취임하면서 ‘총수’이자 사내이사로 줄곧 회사 경영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날 홍 회장의 사퇴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남양유업 주가는 9.37% 급등해 10시48분 기준 36만2천원에 거래 중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사과문 전문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들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국내 가장 오래된 민간 유가공 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국민 여러분을 실망케했던 크고 작은 논란들에 대해 저의 소회를 밝히고자 합니다.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습니다.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습니다. 최근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러한 결심을 하는 데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계신 남양의 대리점주분들과 묵묵히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남양유업 임직원분들께도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미안합니다.

모든 잘못은 저에게서 비롯되었으니 저의 사퇴를 계기로 지금까지 좋은 제품으로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려 묵묵히 노력해온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두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주시고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1. 5. 4 남양유업 회장 홍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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