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일교차가 큰 날씨 탓에 단풍놀이 시기가 조금 늦어졌지만 어느 때보다 고운 단풍으로 ‘가을 산행’을 손짓한다. 가을 나들이에 맞는 아웃도어 패션과 가을 햇볕 아래 피부관리만 신경쓰면, 주말에는 여유로운 단풍 숲길을 만끽할 수 있다.
■ ‘걷는 산행’용 캐주얼 아웃도어 풍성 최근 북한산 둘레길이 새로 열렸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걷기 여행’이 인기를 끌면서 북한산뿐 아니라 다른 국립공원 16곳에도 걷기 좋은 둘레길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르는 산행’ 못지않게 ‘걷는 산행’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진 까닭이다. 때문에 아웃도어 업계는 단풍놀이를 갈 때도 산행 스타일에 따라 옷과 신발을 차별화해 내놓고 있다.
먼저 산을 오를 때는 ‘보온성’이 가장 중요하다. 단풍놀이가 절정을 이루는 가을산은 일교차가 크고 높이 올라갈수록 바람이 많이 분다. 따라서 티셔츠, 조끼, 재킷 세가지를 겹쳐 입는 ‘레이어드 스타일’에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등산복을 택하는 게 좋다. 티셔츠는 목 부분을 지퍼로 여닫는 ‘집업 스타일’이 체온조절에 특히 편리하다. 레이어드 스타일을 세련되게 연출하고 싶으면 재킷의 배색으로 들어간 색상과 같은 색감으로 티셔츠나 조끼를 고르면 곧잘 어울린다.
숲길을 따라 쉬엄쉬엄 걷기를 즐기는 산행은 보온성보다는 ‘활동성’이 더 중요하다. 이처럼 가벼운 산행을 원한다면, 고기능 등산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일상생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캐주얼 디자인의 제품들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 기능적으로는 아웃도어 특유의 활동성이 강조되면서도 일반 캐주얼과 다름없는 디자인을 택한 ‘라이프 스타일’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아웃도어 의류에도 기존에 보지 못했던 긴 길이의 재킷이 등장했고 허리와 끝단에 셔링 처리를 해서 여성스러움을 살리는 등 기능성을 기본으로 디자인이 강화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오롱스포츠의 ‘에밀리 재킷’(19만원)은 방풍성이 우수한 ‘윈드스토퍼 액티브 셸’ 소재를 이용해 특유의 활동성을 높였으면서도 어깨·목선과 등판의 요크라인에 셔링을 잡아 사랑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고기능성 소재는 아니지만 포근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값싼 ‘플리스’ 소재도 돌아볼 만하다. 플리스는 기모 원단을 덧대어 방풍성을 높이거나 스판 소재를 배색으로 넣어 신축성을 높이는 등 아웃도어 특유의 기능성을 강화해 내피 재킷뿐 아니라 일반 재킷 단독 소재로도 많이 쓰인다. 엘케이스포츠는 쌀쌀한 가을 저녁에도 포근한 ‘플리스 재킷’(8만7900원)과 엘케이 ‘플리스 베스트’(4만3900원)를 선보였다.
■ 산행하기 30분 전에 자외선차단제 발라야 가을 산행에서 또하나 신경써야 할 것이 자외선이다. 여름에 견주면 자외선 강도는 약해졌지만 환절기에는 피부가 건조하고 예민하기 때문에 오랜 야외활동을 할 때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다.
일단 자외선차단제는 산행 등 야외활동을 시작하기 30분 전에는 발라야 한다. 자외선 차단 성분이 피부에 작용하는 데 적어도 20~30분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마·코·광대뼈·귀는 얼굴에서 가장 도드라진 부위라서 기미·주근깨 등이 생기기 쉬우므로, 다른 부위보다 두 배 가량 더 발라주는 게 좋다.
또 산행용 자외선차단제는 에스피에프(SPF) 지수가 높은 것으로 골라야 한다. 에스피에프1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시간이 15~20분이라는 뜻으로, 주로 실내에 있을 땐 에스피에프15 정도가 적당하고 산행 같은 장시간 야외활동을 할 땐 에스피에프50 정도가 적당하다. 에스피에프50은 12시간 이상 지속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두 세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땀이나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므로 자외선차단제가 흘러내리거나 지워지기 쉬운 탓이다.
단풍놀이를 위한 가벼운 산행에는 아이들을 데려가기도 하는데 아이들을 위한 자외선차단제를 이용하는 게 좋다. 아이들은 피부가 연약한 만큼 성인과 달리 에스피에프 지수가 크게 높지 않은 것을 택해 수시로 발라주는 게 도움이 된다. 특히 아이들은 활동량이 많아서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자주 덧바르는 게 중요하다. 프랑스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인 ‘플래닛 키드’는 어린이 전용 자외선차단제인 ‘너리싱 프로텍티브 카렌듈라 스틱’을 휴대가 편한 스틱형 자외선차단제로 내놓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