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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돋보인 ‘편의점 상비약’ 공적기능…규제완화 물꼬 트일까

등록 :2022-05-11 14:43수정 :2022-05-12 02:49

해열제 등 13종…2018년 이후 확대 논의 중단
코로나19 검사키트 판매 허용에 업계 기대감↑
약사회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 확대가 더 바람직”
현재 편의점에선 소화제와 해열진통제 등 13개 품목의 안전상비약이 판매 중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현재 편의점에선 소화제와 해열진통제 등 13개 품목의 안전상비약이 판매 중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경기도 파주에 사는 주부 이선정(46)씨는 지난 2월 말, 자다가 갑자기 목이 아프고 열이 38도까지 오른 초등생 아들 때문에 놀랐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이씨는 “집 근처 약국이 전부 문을 닫아 당황했는데, 마침 편의점에서 코로나 자가검사키트와 해열제 등을 팔아 응급조치를 하고 코로나 검사도 할 수 있었다”며 “정부가 코로나 자가검사키트를 편의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은 적절한 조처였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의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인 ‘안전상비약 판매 품목 확대’가 최근 또다시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정부가 자가검사키트 편의점 판매를 일시 허용하는 등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된데다 새 정부가 ‘규제 완화’를 부르짖는 점을 들어 편의점의 상비약 판매 품목이 확대될 것이라는 업계 기대감이 높다.

1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편의점 업계는 2018년 8월 이후 중단된 ‘안전상비약 지정 품목’ 조정 재개를 새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신속하고 안정적인 자가검사키트 공급을 위해 전국 5만여 편의점에 키트 판매를 허용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위기 상황에서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의 공적 인프라 기능이 이미 검증됐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을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해열진통제(타이레놀정(500㎎)·타이레놀정(160㎎)·어린이용 타이레놀정(80㎎)·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어린이부루펜시럽), 감기약(판콜에이내복액·판피린티정), 소화제(훼스탈골드정·훼스탈플러스정·베아제정·닥터베아제정), 파스(제일쿨파프·신신파스아렉스) 등 13개 품목의 상비약을 판매 중이다. 이는 2012년 보건복지부가 약사법을 개정해 24시간 연중무휴이면서 일정한 교육을 수료한 편의점에 한해 안전상비약 판매를 허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편의점 업계는 경실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사제·제산제·화상연고 등을 더해, 편의점 판매 가능 품목을 20개로 늘려줄 것을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해당사자인 대한약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2018년 8월 6차 회의를 끝으로 안전상비약 지정 심의위원회는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현재 편의점에선 소화제와 해열제 등 13개 품목의 안전상비약이 판매 중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현재 편의점에선 소화제와 해열제 등 13개 품목의 안전상비약이 판매 중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편의점 업계는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근거로 심야시간대 구매가 간편하고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강조한다. 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전국에서 약국이 가장 많다는 수원시(530여곳)에서도 약국보다 편의점 수가 63%나 많을 정도로 접근성이 높다”며 “편의점 안전상비약 취급 규모는 2013년 154억원에서 2019년 435억원으로 6년 만에 180%가 증가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인터넷기업협회가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통신판매를 통한 의약품 배송을 허용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3월28일 국내공항과 항만시설에서도 기초적인 안전상비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규제 완화 촉구 분위기가 점차 확산하는 것도 편의점 업계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또 다른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안전상비의약품이 편의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수준으로, 품목 확대는 편의점의 경제적 이권이 아닌 국민 편리성 차원의 논의”라며 “사회적 공감대도 이미 형성됐고, 약사회가 우려한 부작용 발생 사례도 뚜렷하게 나타난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협의 대상인 약사회의 반대는 넘어야 할 산이다. 대한약사회 최헌수 대외협력실장은 “편의점 상비약 판매 품목 제한은 규제가 아닌 국민 건강권 보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현재 12개 시도 58개 지자체에서 공공심야약국 108곳을 운영 중이고, 올해 정부가 16억7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인데, 이런 공공심야약국 확대가 더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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