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나가고, BGF리테일(씨유 운영사)이 들어왔다.
20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전국 대학생 1079명을 대상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150위 기업 중 일하고 싶은 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2년 연속 5위 자리를 지켰던 대한항공이 이번 조사에선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여객업이 고전한 상황이 취업 선호도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반면 코스피 시가총액순으로 117위(20일 기준)인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2.4%)이 처음으로 10위 자리에 올랐다. 편의점 업종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근거리 쇼핑’ 확대로 수혜를 봤다.
대학생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1·2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카카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자리를 지켰다. 카카오(득표율 12.7%)를 뽑은 응답자들은 높은 사업가치와 유망한 성장가능성(21.2%), 본인의 성장 및 개발 가능성(16.1%)을 이유로 들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카카오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안정적인 성장과 더불어 코로나19 상황에도 다방면 신사업을 발굴·추진하는 활발한 이미지가 대학생의 기업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10.7%) 응답자 과반(55.6%)은 만족스러운 급여와 보상제도를 이유로 꼽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실적이 좋았던 씨제이제일제당(5.9%)은 지난해 9위에서 4위로 단숨에 5계단 순위 상승했다. 반면 예상과 달리 순위가 내려간 기업으로는 네이버(5.1%)가 눈에 띈다. 2019년 1위에서 2020년 3위, 올해 조사에서는 5위로 내려앉았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코로나19 ‘수혜’를 입었지만, 지난 5월 네이버 개발자 사망 사건이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학생들이 ‘취업할 기업’으로 삼기에 부정적인 조직문화를 보유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사건이어서다.
이밖에도 2019년 4위였다가 2020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6위(4.6%)로 재진입했고, 엘지(LG)화학(3.2%)도 9위로 새롭게 진입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이사는 “올해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들은 급여와 보상, 복지 외에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에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하반기 채용계획을 세운 기업은 경영비전과 사업전략 등 기업의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줄 메시지와 콘텐츠를 잘 준비해야 인재 모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크루트는 지난 2004년부터 해마다 대학생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설문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설문조사는 6월21일부터 7월8일까지 진행했으며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23%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