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영업점에 전시돼 있는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영업점에 전시돼 있는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 모습.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일본 도요타그룹과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전 세계 자동차 판매 3위에 올랐다.

15일 각 완성차 업체 및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2년 전 세계에서 684만5천대를 판매했다. 이는 일본 토요타그룹(1048만3천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천대)에 이은 세계 3위 기록이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3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가 결합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이 615만7천대를 팔아 4위에 올랐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593만9천대)와 스텔란티스그룹(583만9천대)이 뒤를 이었다. 스텔란티스그룹은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피에스에이(PSA)그룹이 합병해 2021년 출범한 완성차 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의 세계 판매량 순위는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상승해,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며 처음으로 5위권에 들었다. 2020년 4위를 기록했다가 2021년 다시 5위로 떨어졌는데, 1년 만에 3위를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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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반도체·부품 수급난 등으로 다른 완성차그룹의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가율은 2.7%로 나타났다. 반면 토요타(-0.1%), 폭스바겐(-1.1%),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14.1%), 지엠(-5.7%) 등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은 판매량이 10% 넘게 빠져 현대차그룹과 순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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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그동안 품질을 높이려 노력했던 것이 결실을 보면서 이런 성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2023년 자동차 내구 품질조사에서 도요타그룹과 지엠을 제치고 2년 연속 종합 점수 1위를 기록했다. 내구 품질조사는 차량 구매 후 3년이 지난 소비자를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해 불만 건수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반 소비자의 주관적인 평가여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거꾸로 “현대차그룹 차량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국외 소비자 인식이 변했다는 걸 나타내 의미가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소비자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현대차그룹의 내연기관차 경쟁력이 많이 올라왔다는 걸 보여줬다”면서도 “내연기관차가 저물고 전기차 등 미래차 시대가 열리는 상황에서도 세계 3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투자와 인력 확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