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책&생각

차오 “더 나은 세상 바라는, ‘눌린 사람들’ 꿈은 똑같아”

등록 :2015-12-02 19:08수정 :2015-12-03 11:09

크게 작게

중국 작가 차오정루(왼쪽)가 1일 서울 서대문구 진보네트워크 회의실에서 백원담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장과 대담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중국 작가 차오정루(왼쪽)가 1일 서울 서대문구 진보네트워크 회의실에서 백원담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장과 대담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대담] 중국 소설가 차오정루-성공회대 백원담 교수
차오정루(曺征路·66)는 <민주수업>(연광석 옮김, 나름북스, 2015)과 <그곳>(2004)이라는 소설 등으로 최근 중국 및 아시아 사회와 학계에서 많은 반향을 일으킨 중국 소설가이다. 그는 지난달 27~28일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와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이 연 ‘국제 로자룩셈부르크 학회’에 초청되어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 대담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진보네트워크 회의실에서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장 백원담 교수와 함께 했다.

백원담(이하 백): 처음 한국에 오셨는데 어떻게 창작의 길에 접어들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민주수업>이라는 작품을 창작하게 되었는지 먼저 간단히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차오정루(이하 차오): 소설을 쓴 것은 1971년부터인데 처음에는 문학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문혁이 끝나고 다시 소설을 쓰게 되면서 점차 문학이 역사적 사명을 갖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04년에 이미 <그곳>이라는 작품을 발표한 바 있는데, <그곳>(중국 발음은 ‘나알’)은 ‘인터내셔널’ 노래 마지막 발음 ‘날’에서 가져온 은유로 중국의 미래에 대한 나름의 걱정을 표현한 것입니다. 핵심 문제는 개혁개방의 과정에서 중국의 노동자 농민이 과연 무엇을 얻었는가, 중국에서 왜 혁명이 발생했고, 문화대혁명(이하 문혁)은 어떤 명제들을 제기했는가 등이었습니다. <민주수업>은 그 연장선상에서 쓰여졌지요.

백: <민주수업>도입부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주인공 조간사가 옛 전우 예산후를 만나는 부분입니다. 린뱌오를 닮은 예산후는 현실과 꿈 사이에 존재합니다. 그는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성실한 사람이며, 이타적인 인간으로 묘사됩니다. 죽었으나 죽지 않은 린뱌오와 예산후라는 형상은 어떤 설정으로 볼 수 있을까요?

차오정루
차오정루
차오정루
‘민주수업’은 문혁 중 출현한
맹목적 숭배에 대한 성찰
시대 속 개인 몸부림 주목해야
피와 살을 가진 인물구현 가능

차오: 그것은 문혁 중에 출현한 맹목적 숭배를 성찰하기 위한 것입니다. 당시 지방과 군대에 정신적 숭배가 만연해 있었지요. 린뱌오는 당시 마오쩌둥의 후계자로 낙점되어 있었고, 군대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린뱌오에 대한 숭배가 개인 주체성을 상실시켰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었습니다.

백: 소설에서 조반파(문혁 당시 당과 관료조직을 비판한 세력)의 투쟁의 측면 외에, 연애와 관련된 부분도 있고, 이기적 인물과 이타주의적인 인물이 서로 충돌하는 섬세한 일상생활들도 나옵니다. 대자보를 쓰면서 최신 디자인으로 만들고자 하는 청년의 욕구도 나오고, 사람들의 일상사를 통해 섬세하게 문혁을 재현합니다.

백원담
백원담
백원담
이기적-이타적 두 인물 대립
섬세한 일상생활 묘사 인상적
사회주의 현대화 과정 속
내재화한 혁명의 필요성도 제기

차오: 모든 사람은 자신의 개인적 욕망을 가집니다. 그러나 중국은 특정 시기 확실히 개인성이 사라지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진실된 개인과 개체 사이에 존재하는 몸부림을 써 내야, 시대적 분위기 속의 정신적 측면을 재현해 내야 바로 ‘사람’을 그려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추상적인 것이 아닌 피와 살을 갖는 사람들이지요. 주체성이 없는 개인성이 당시 사회를 지배했습니다만,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가지 않았습니다.

백: 주인공 여학생의 사유가 매우 놀랍습니다. 그녀는 혁명 대연합의 방향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중 변론회도 열고, ‘누가 조반의 자격이 있는가?’ 등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대명·대방(백가제명과 백가쟁명), 대자보, 대변론이라는 4대 자유를 실험하기도 하고 내부 권력관계의 재편도 시도합니다. 이것에 대해 이들이 인민주권을 일정하게 실현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차오: 맞습니다. 그들은 ‘문혁 16조’(무산계급 문화대혁명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의 결정)를 실천에 옮긴 것입니다. 파리코뮌에서 배워 온 것이지요. 문혁이 심화되면서 각 단위에서 대중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게 됩니다. 대중의 창조성은 자발성에 있습니다. 문혁 이전과 초기에 억압받았던 아이들이 돈을 모아서 자발적으로 혁명의 성지였던 베이징에 가본 후 알게 됩니다. 이들은 처음엔 개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데, 베이징의 상황을 알고 스스로 조반을 조직하고 ‘문혁 16조’를 실천하게 됩니다.

백: <민주수업>이란 청년세대뿐 아니라, 사회주의 현대화 과정 전체 속에서 주체적인 자기혁명, 혁명의 자기전화, 내재화된 혁명의 필요성으로 제기되는 것 같습니다.

차오: 그런 고려가 있었습니다. 내 마음 속 이상적 사회주의가 무엇이었는가? 청년이 성장하는 길은 마땅히 무엇이어야 하는가? 내 마음 속의 이상 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나갈 것인가? 소설 마지막에 보면 답을 제시하지 않았는데, 그러나 젊은이들이 이어서 잘 해나갈 것으로 봅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지혜롭습니다.

백: <민주수업>이 한국에서 어떻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으신지요?

차오: 많은 사람이 소설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현실을 좀더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양국 인민 사이에 교류와 이해가 늘고, 특히 보통사람들과 노동자들이 더 많이 큰 역사 속에서 좋은 것을 누릴 수 있게 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백: 광주 민주 묘역도 둘러보시고 조계사에도 들러서 한국 정부의 노동탄압의 단면을 보셨는데, 어떠셨나요?

차오: 억압받는 사람, 불공정 대우 받는 사람들의 내면 심리는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선을 향하고, 저항은 내심의 갈망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불공평한 세계질서에 대해 사람들이 지속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죠. 지금 수많은 일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월가의 위기와 보통 노동자의 운명도 관련됩니다. 애플 스마트폰 생산에서, 한국이 중간 단계에서 챙기는 이익이 (애플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폭스콘의 전체 이익보다 더 큽니다. 이는 중국의 기층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관련됩니다. 이러한 세계질서에 대해 많은 이들이 잘 알지 못합니다.

백: 이후 어떤 작업 계획이 있으신지요?

차오: <자유인(自由引)>이라는 작품을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여러 지식인이 등장합니다. 세계에 대해 순수한 자유, 민주, 평등이라는 희망을 가진 이들이 자본의 논리에 포섭되는 과정을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식인의 문제를 통해 ‘자유’를 다들 좋아하지만, 진정으로 자유를 얻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묻고자 합니다.

정리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 통역·녹취 연광석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

<민주수업>

사회주의 중국이 개혁개방을 거쳐 경험한 곤경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로부터 문혁으로 되돌아가 사고해야 함을 지적하는 소설이다. ‘T시’라는 정부 조직이면서 기업 조직을 배경 삼아 문혁 당시 여중생이 겪은 일상생활의 경험, 그 가족 및 주변과의 관계를 통해 문혁을 재구성한다.

<그날>

국영기업 개혁과 국영기업 노동자의 항쟁을 형상화해 ‘저층세계’ 문학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영상] 콜드플레이의 선택 ‘범 내려온다’ 댄서, 브릿어워즈도 함께 1.

[영상] 콜드플레이의 선택 ‘범 내려온다’ 댄서, 브릿어워즈도 함께

“알고 보니… 헉!” 이 둘의 놀라운 반전 ‘다중캐’ 2.

“알고 보니… 헉!” 이 둘의 놀라운 반전 ‘다중캐’

‘마우스’ 치국 엄마, 배우 천정하 사망 3.

‘마우스’ 치국 엄마, 배우 천정하 사망

브릿 어워즈…BTS 수상은 못했지만, 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 등장 4.

브릿 어워즈…BTS 수상은 못했지만, 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 등장

‘윤여정의 증명’ 방해한 언론, 그 추한 ‘전남편 바이럴’ 5.

‘윤여정의 증명’ 방해한 언론, 그 추한 ‘전남편 바이럴’

NativeLab : PORTFOLIO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Weconomy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오피니언
만화 | ESC | 토요판 | 한겨레 데이터베이스 | 뉴스그래픽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더나은사회 | 탐사보도 | 서울&
스페셜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사업

맨위로
한겨레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newsletter
매일 아침, 매주 목요일 낮 뉴스의 홍수에서 당신을 구할 친절한 뉴스레터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