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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 “‘아이러니’는 진보내 기회주의자 비판곡…보수언론에 헛웃음”

등록 :2020-07-07 17:05수정 :2020-07-0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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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싱글 ‘아이러니’ 발표한 안치환]
“진보 참칭하고 권력에 기생한 얼치기 진보 비판…
진보 비판에 나를 이용하는 보수언론 행태에 헛웃음”
가수 안치환이 지난 5월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참꽃스튜디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가수 안치환이 지난 5월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참꽃스튜디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가수 안치환이 진보진영 내부의 기회주의자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새 노래 ‘아이러니’를 발표했다. 안치환은 ‘운동권 가수가 진보권력의 위선을 비판한다’는 보수언론의 보도에 대해 “기회주의자를 비판한 것이지 진보진영 전체를 비판한 것이 아니다”라며 “보수언론은 노래를 곡해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치환이 7일 공개한 디지털 싱글 ‘아이러니’는 그가 생각하는 정치와 권력에 대한 아이러니를 표현한 곡이다. 진보진영이 집권하자 진보를 참칭하고 권력에 기생한, 이른바 ‘얼치기 진보’ ‘사이비 진보’를 비판한 것이다.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 진보의 힘 자신을 키웠다네/ 아이러니 왜이러니 죽쒀서 개줬니/ 아이러니 다이러니 다를 게 없잖니/ 꺼져라! 기회주의자여”라는 가사를 담고 있다. 특히 ‘기회주의자’를 향해 ‘완장을 차셨네’ ‘자뻑의 잔치’ ‘서글픈 관종’ 등의 표현을 써가며 거침없는 비판과 풍자를 날린다.

안치환은 진보진영이 시민의 힘으로 집권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때 싸우지 않고 잇속만 챙긴 기회주의자들이 득세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러니’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구체적인 인물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민중이 촛불을 들고 더 나은 세상을 소망하며 만들어 준 나라에서 권력에 빌붙고, 권력에 알랑댄 ‘똥파리’들을 보니,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들게 됐다”며 “재주는 곰(민중)이 부리는데 돈은 왕서방(기회주의자)이 챙기는 꼴을 비판하고자 노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회주의자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한 과거 김남주 시인과의 일화도 밝혔다. 1988년 시인이 출옥한 뒤 함께 한 집체극에서 시인이 낭송한 시 ‘자유’에 곡을 붙여 그는 같은 제목의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 피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다라고 노래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소리 높여/ 자유여 해방이여 통일이여 외치면서/ 속으론 워~ 속으론 제 잇속만 차리네”

그가 이 노래를 부를 때, 한 번은 나이가 많은 선배가 ‘왜 그런 노래를 부르나. 왜 우리(진보진영)를 욕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냐’고 훈계조로 말했다는 것이다. 그 뒤 이 일화를 전하니, 시인은 “부끄러워해야 할 놈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신경 쓰지 말고 맘껏 불러라”고 해서 마음껏 부르고 다녔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아이러니’는 ‘자유’의 연장선에 있다”고 덧붙였다.

가수 안치환이 지난 5월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참꽃스튜디오에서 &lt;한겨레&gt;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가수 안치환이 지난 5월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참꽃스튜디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그는 이번 노래를 소개한 글에서도 “권력은 탐하는 자의 것이지만 너무 뻔뻔하다. 예나 지금이나 기회주의자들의 생명력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시민의 힘, 진보의 힘은 누굴 위한 것인가? 아이러니다”라고 썼다. 그는 또한 “세월은 흘렀고 우리들의 낯은 두꺼워졌다. 그 날의 순수는 나이 들고 늙었다. 어떤 순수는 무뎌지고 음흉해졌다”며 진보진영 내에서 순수성을 잃은 이들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이 노래가 발표되자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안치환이 진보권력의 위선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안치환 신곡서 진보권력 비판”(조선일보),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신곡으로 진보권력 때린 안치환”(중앙일보), “‘자뻑의 잔치뿐…꺼져라! 기회주의자여’ 안치환, 진보권력 위선 비판”(문화일보) 등이다. 이런 보도에 대해 안치환은 “나는 진보진영이 아니라 진보를 참칭하는 기회주의자를 비판한 것”이라며 “가사를 곡해하지 말고 정확히 보라. 나를 진보진영 비판의 도구로 쓰고 있는 보수언론의 보도 행태에 헛웃음만 나올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기회주의자는 어디에나 있다. 진보진영 내부라고 해서 그들을 비판하지 않고 덮고 간다면 남들과 다를 게 없다”며 “이 곡은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노래가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한 노래”라고 덧붙였다.

안치환은 86세대를 대표하는 민중 가수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내가 만일’ 등의 대표곡으로 대중들 사이에도 유명하다. 지난 5월에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5월의 광주를 노래한 ‘봄이 오면’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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