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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공연·전시

피터팬의 영혼가진 ‘굿 액터’

등록 :2013-11-05 19:30수정 :2013-11-05 20:35

드라마·예능 ‘대세남’ 주원
드라마·예능 ‘대세남’ 주원
드라마·예능 ‘대세남’ 주원

4년만에 뮤지컬 무대 복귀
“늘 돌아가고 싶다 주문 외워
꿈이요? ‘선생님이 되는 배우’요”
“드라마와 영화를 하면서도 무대를 그리워했어요. 늘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야 한다’고 주문을 외우듯 생각했죠.”

24일 개막하는 뮤지컬 <고스트>로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하는 배우 주원(26)은 4일 인터뷰에서 다시 뮤지컬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뮤지컬 배우라 생각하냐’는 물음엔 “어려운 질문”이라며 한참 뜸을 들이더니 “다른 장르를 할 때 뮤지컬만큼 열정을 불태웠나 생각하니 아닌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좋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사람인 건 맞다”고 했다.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 <굿닥터>까지 주원이 거쳐간 모든 작품은 시청률 20~40%를 찍으며 ‘성공한 드라마’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1박2일>로 예능에서까지 존재감을 폭발시킨 그는 말 그대로 요즘 ‘대세’다. 주원은 2007년 <알타보이즈>로 데뷔해 <싱글즈>, <그리스>, <스프링어웨이크닝> 등 뮤지컬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7년 동안 드라마, 영화, 예능, 뮤지컬을 종횡무진 누비며 승승장구했다. 주원은 어떻게 단숨에 ‘대세’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일까? 그와 함께 작업을 했던 이들을 통해 주원을 ‘탐구’ 해봤다.

■ 노력으로 탄생한 로또 같은 배우 주원은 “난 딱 남들만큼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를 아는 사람들은 “보기 드문 노력파”라고 입을 모은다. 드라마 데뷔작 <제빵왕 김탁구>의 이정섭 피디는 “촬영 내내 주원은 그를 싫어했던 내 마음을 조금씩 녹여 무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연기력이 검증 안 된 주원의 캐스팅을 극렬 반대했다는 이 피디는 마음을 돌리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광란의 자동차 질주신에서 스턴트맨이 면허가 없는 주원의 대역을 했다. 그런데 오케이 사인을 내고 나니 주원이 그 차에서 내렸다고 한다. 이 피디는 “주원이 ‘나중에 질주신을 찍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지 눈으로라도 봐둬야겠단 생각에 옆자리에 올라탔다’고 하더라”며 “이 녀석 떡잎부터 다르구나, 크게 되겠다 싶었다”고 했다. 이 피디는 “<김탁구>가 주원에겐 로또 같은 작품일텐데, 나에겐 주원이 로또였다”고 회상했다.

뮤지컬 <그리스>의 정태영 연출가 역시 주원의 성실함부터 칭찬했다. 정씨는 “배우들 중 주원이 집이 제일 멀었는데 늘 연습시간보다 1시간씩 일찍 나와 청소를 한 뒤 혼자 거울을 보며 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알타보이즈>로 주원을 발굴한 박용호 뮤지컬헤븐 대표는 야구에 빗대 주원을 설명했다. 그는 “주원은 3할~1할대를 오가는 타자가 아니라 늘 2할대 후반을 치는 타자”라며 “강심장이고 무대 위에서 기복이 없다는 뜻인데, 평소 연습량이 엄청났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주변인들이 본 배우 주원
“늘 2할대 후반 치는 노력파 타자”
“순진·솔직해 반하지 않을 수 없어”
“뜨기 전과 후 차이없이 늘 그대로”

■ 아이처럼 순수한 피터팬 주원은 “난 아이처럼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강한 편”이라며 누군가 자신을 싫어하면 신경이 쓰여 다른 일을 못한다고 했다. 그와 함께 일한 사람들도 ‘아이 같아서’ 그를 좋아한다고 했다. <1박2일> 박인석 피디는 주원의 가장 큰 매력으로 ‘순수함’을 꼽았다. 박 피디는 “주원은 평소에도 잘 우는데 형들이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한 감동적인 장면에선 참았다”며 “울어야 그림(화면)이 잘 나오는 걸 알텐데도 안 울더라”고 했다. 다른 예능 스타들과 달리 화면에 비치는 모습을 계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원은 “내가 곧 하차한다는 사실을 형들은 몰랐는데, 울면 눈치챌까봐 꾹 참았다”고 했다. <고스트>에서 주원의 상대 역 몰리를 맡은 아이비는 ‘식탐’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주원은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데, 한 때 몸무게가 90㎏이 넘었다고 하더라. ‘형과 햄버거 40개를 먹은 적도 있다’는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한다”며 “순진하고 솔직해 이미지 관리 따윈 신경 안 쓴다”고 전했다. <스프링어웨이크닝>의 김민정 연출가도 피터팬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모든 사람을 반하게 하는 것이 주원의 타고난 재능이라고 했다. 김씨는 “연습실에서 주원과 가장 친한 사람이 4살짜리 내 딸이었다면 (그 순수함을) 짐작할만 하지 않느냐”고 했다.

■ 연예인병 없는 스타 주원을 아는 사람들은 ‘뜨기’ 전과 후, 그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점을 높게 평한다. 2009년 <스프링어웨이크닝>에 함께 출연한 배우 박란주씨는 “톱스타가 된 뒤 연락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새 작품 할 때마다 오빠가 먼저 격려 전화를 해줬다”고 말했다. <알타보이즈> 이후 7년 만에 <고스트>에서 다시 주원과 만난 배우 이창희씨도 주원을 ‘스타 같지 않은 스타’라고 표현했다. 그는 “7년 전 늘 체육복을 입고 연습실에 와 ‘잘 생겼는데, 안 꾸민다’는 소리를 들었던 주원은 크게 ‘뜬’ 요즘도 허술한 차림으로 온다”며 “톱스타인 그가 다른 배우들에게 ‘형은 멋있다, 난 언제 그렇게 되냐’고 할 땐 당황스럽다”고 했다. <고스트>의 이지영 조연출도 연예인 티를 전혀 안 내니, 주원을 톱스타가 아닌 그냥 팀의 막내로 여긴다고 했다. 이씨는 “주원에게 ‘막내가 주차장에서 차 좀 빼달라’는 부탁을 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 <1박2일> 박 피디 역시 주원이 바쁜 스케줄 탓에 가장 아쉬운 점으로 늘 ‘동네 아저씨들과 조기축구를 못하는 것’을 꼽았다며 “주원은 연예인병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주원은 단숨에 톱스타로 떠오른듯하지만 그 뒤에는 이렇게 변함없이 그리고 공백없이 자기 스타일을 지켜온 7년 세월이 있다. 여전히 주원은 바쁘게 자기 길을 가고 있다. 주원은 “벌써 <고스트> 끝나면 어떤 작품을 할까 생각하는 걸 보니 쉴 때는 아닌 것 같다”며 “육체는 힘들지만 정신은 더 달리라고 외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꿈은 뭘까? ‘선생님이 되는 배우’라고 답했다. “선생님 소리 듣는 나이까지 연기하는 것, 후배 배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을 합친 꿈”이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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