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을 꼭 잡고 서로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연인. 둘의 입가에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시간이 흘러 둘은 결혼을 한다. 그러나 소통은 사라지고, 어색한 침묵만이 흐른다. 남자는 가족과 점점 멀어진다. 어느 날 남자는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기타를 발견하고, 딸에게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불러준다. 딸은 아버지에게 화해의 손을 흔든다.

소통을 주제로 한 영화 <디스턴스 앤 트라이>(Distance & Try)의 러닝타임은 불과 3분이다. 세련된 영상을 기반으로 간결한 이야기 전개와 반전 등 영화의 기본 요소가 알차게 펼쳐진다. 영화 지망생인 신일 감독은 미국에서 만든 자신의 첫 해외 로케이션 영화를 ‘에스엔에스(SNS) 3분 영화제’(이하 ‘3분 영화제’)에 출품하고 관객들의 반응을 기다린다. 신 감독은 제작 후기에 “제작비를 도둑맞아 초저예산으로 만들었고, 언어의 장벽이 주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영화 내용처럼 소통을 시도하고 노력하면서 완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3분 영화제는 스마트폰과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영상미디어 작가를 발굴한다는 목표를 내건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제다. ‘에이치디(HD) 촬영감독클럽’과 영상장비업체 ‘모션비스트로’가 주최하고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10월 말까지 응모를 받아 본선 진출작 20개를 추렸다. 11월5일부터 한달간 ‘네이버 티브이캐스트’에 본선 진출작을 올려 시청수와 누리꾼들의 댓글 반응, 심사위원 평가 등을 합산해 12월15일 수상작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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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티브이캐스트에 올라온 작품들은 젊은 작가들의 실험정신과 상상력이 돋보인다. 코믹영화 <우리 상우와 만나지 말아요>(출품자 김매일)는 막장 드라마와 무협영화를 결합한 독특한 형식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평범한 사람들의 좌절을 재미있게 그렸다. ‘스펙 사회’를 고발한 <내 스펙은 절찬리 상영중>(청년꿈틀)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호평을 받고 있다.

대작을 만들 만큼 제작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젊은 작가들에게 3분 영화제는 소규모 영상공작소로서 손색이 없다. 이 영화제 출신 거장 감독이 탄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네이버 티브이캐스트 페이지에서 1, 2회 수상작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박종찬 <한겨레티브이> 기자 pj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