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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일반

한국에서 처음 열린 ‘드랙퍼레이드’를 아시나요

등록 :2018-06-01 15:02수정 :2018-06-01 16:38

서울 이태원서 5월 26일 처음으로 열려
‘드랙’은 여러 성소수자 문화 중 한 갈래
5년간 퀴어퍼레이드 취재 김민수씨 인터뷰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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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지난달 26일, 서울 이태원에서 제1회 서울 ‘드랙퍼레이드’가 열렸다. ‘드래그’ 혹은 ‘드랙’(drag)은 ‘드래그 퀸(drag queen·‘여장’을 의미하는 ‘드래그’와 남성 동성애자가 스스로를 칭할 때 쓰는 표현인 ‘퀸’이 합쳐진 말)’으로 대표되는 성소수자 문화의 한 갈래로 공연을 목적으로 한 화려한 헤어스타일과 의상, 과장된 메이크업이 특징이다. 다채로운 차림새로 성소수자 축제인 퀴어퍼레이드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그룹이 되기도 한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여성으로 분하는 드래그 퀸이 대부분이지만 그 반대인 드래그 킹도 있다. 드래그 문화를 즐기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기 표현이다.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과 관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문화라고 한다.

지난 5년간 국내·외 수십여곳의 퀴어퍼레이드를 기록해온 사진가 김민수씨에게도 ‘드랙퍼레이드’ 취재는 처음이었다. 그에게 첫 드랙퍼레이드를 기록한 소감을 물었다.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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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지켜본 퍼레이드 분위기는 어땠나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공연 때가 아니면 보기 어려운 드랙 공연자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참가자 수가 예상을 훨씬 웃돌아서 행사장이었던 카페가 가득 차고 넘칠 정도였죠.”

-드랙퍼레이드인지 모르고 본 시민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행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신기해하거나 놀라신 분들 반, 좋아하면서 즐거워하신 분들 반, 그리고 겁 먹거나 욕 하신 분들 아주 조금.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행렬을 보고 ‘여기가 진짜 이태원이긴 한가보다’라고 말한 사람들이 있어서 좀 웃겼어요.”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드랙이라고 하면 대부분 ‘여장남자’인 드래그 퀸을 떠올리는데, 실제로 퍼레이드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가했나요?

“드래그 문화를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요.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성인과 청소년, 한국인과 외국인, 드래그 분장을 한 사람과 아닌 사람들로 나눌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드래그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뽐내러 왔다고 말하고 싶어요. 실제로 분장을 하고 온 사람들은 30% 정도였지만, 무지개 깃발이나 다른 액세서리를 착용하면서 각자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고 생각해요.”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퀴어퍼레이드 때마다 마주치는 반대 집회도 있었나요?

“이번에는 퀴어퍼레이드의 ‘명물’인 혐오세력 집회를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다만 한 참가자가 걷다가 ‘대낮부터 도로 한복판에서 뭐하는 짓이냐’며 호통치는 사람을 봤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지금까지 국내 여러 지역과 일본, 대만의 퀴어퍼레이드에서 사진을 찍어오신 것으로 압니다. 퀴어퍼레이드와 따로 열린 이번 퍼레이드만의 다른 점은 뭐였나요?

“지금까지 서울, 대구, 부산, 전주, 제주에서 열린 퀴어퍼레이드 사진을 찍었어요. 일본 도쿄와 오사카, 대만 타이페이, 홍콩에도 퀴어퍼레이드가 열리는 기간에 맞춰서 회사 휴가를 내고 다녀오기도 했고요. 미국 티브이 프로그램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에서 한국계인 김치가 순위권에 오르면서 한국에서도 이 문화가 더 널리 알려지고 유명해졌죠. 최근에 드래그가 여성성을 과장하고 희화화한다는 이유로 여성 혐오라고 주장하는 여론도 생겼고요. 드래그 문화가 이렇게 이슈가 된 상황에서 이태원에서 드랙퍼레이드가 열린 건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회가 암묵적으로 규정해온 ‘정상’이나 ‘성별 이분법’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자기가 동경하는 모습이 되어보고 즐겨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이 마련된 거니까요.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또다른 방식으로 고취시키는 행사였다고 생각해요.”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사진 김민수

-다른 나라,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퀴어퍼레이드들을 지켜본 소감도 남다를 것 같아요.

“서로 다른 양상으로 축제가 열리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어요. 예를 들어, 부스 행사나 영화제가 같이 열리는 서울퀴어문화축제와 다르게 타이페이에서는 퍼레이드만 더 큰 규모로 해요. 축제에 참여하겠다고 하면 ‘뭐 입고 올건데?’부터 물어보는 식이죠. 가보고 싶은 곳이 많지만 동성애가 불법인 르완다나 우간다 같은 나라에 특히 가보고 싶어요. 몇십 명이 무지개 깃발 들고 목숨 걸고 하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김민수씨가 찍은 퀴어퍼레이드 사진 보기)

사진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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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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