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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tvN)이 현 시국을 벗어날 슬기로운 방법을 못 찾고 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은 대학병원 교수와 전공의들을 그린 드라마로,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 2021)의 스핀오프(기존 작품에서 상황과 인물을 가져와 새로 만드는 이야기)로 주목받았지만, 이른바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편성이 무기한 보류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애초 토일 드라마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지난 5월 방영 예정이었는데, 이 자리에는 ‘졸업’이 편성됐다. 지난달 30일 ‘졸업’ 종영 이후에도 ‘전공의’들의 자리는 찾아볼 수 없다. ‘졸업’ 후속은 오는 6일 시작하는 신하균· 이정하 주연의 ‘감사합니다’(12부작)이고 방영 중인 월화 드라마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 후속은 오는 22일 시작하는 채종협· 김소현 주연의 ‘우연일까?’(8부작)다. ‘감사합니다’ 후속은 ‘엄마 친구 아들’이, ‘우연일까?’ 후속은 ‘손해 보기 싫어서’가 예정됐다.

티브이엔 쪽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공백을 메우려고 후속 드라마의 방영 요일을 바꾸고 편성을 당기고 있다. ‘우연일까?’도 이미 지난해 초 촬영이 완료된 작품인데 뒤늦게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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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엔 토일드라마와 월화드라마에는 각각 다른 작품이 편성됐다. 사진은 토일 후속인 ‘감사합니다’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티브이엔 토일드라마와 월화드라마에는 각각 다른 작품이 편성됐다. 사진은 토일 후속인 ‘감사합니다’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티브이엔 토일드라마와 월화드라마에는 각각 다른 작품이 편성됐다. 사진은 월화 후속인 ‘우연일까?’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티브이엔 토일드라마와 월화드라마에는 각각 다른 작품이 편성됐다. 사진은 월화 후속인 ‘우연일까?’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학교폭력과 마약∙음주 운전 등 주연 배우 개인의 문제로 드라마 편성이 보류된 적은 있지만 정부와 특정 업계의 갈등이 드라마에 영향을 미친 적은 드물어 티브이엔 쪽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지금으로선 편성 시기를 짐작할 수 없는데다, 등장인물이 죄다 전공의와 대학병원 교수들이어서 특정 장면을 편집하고 내보낼 수도 없다. 의-정 갈등을 바라보는 대중의 분노가 드라마로 향할 경우 많은 이들이 공들여 만든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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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사 관계자는 “‘ 준비 중인 다른 의학 드라마들도 공개 일정을 늦추는 등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나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준비 중인 ‘페이스미’처럼 의사가 주인공의 직업으로 나오는 드라마는 상황이 낫다. 웨이브 쪽은 “‘페이스미’는 의사와 형사 이야기로, 의학 드라마는 아니어서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방송사의 부담을 이해하지만, 오히려 이런 시기에 의학 드라마가 성찰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의-정 갈등 차원을 넘어 사회 구성원의 안위를 좌지우지하는 사회적 문제로 전선이 확대된 상황에서 제대로 만든 의학 드라마라면 오히려 의료 문제에 관한 공론의 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