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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다시, 봄’ 공연 장면.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뮤지컬 ‘다시, 봄’ 공연 장면.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인생의 반환점을 돈 50대 여성들의 왁자지껄 수다가 뮤지컬이 됐다. 한바탕 웃고 나면 뭉클한 감동에다 삶에 대한 깨달음까지 밀려온다.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엘지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한 뮤지컬 ‘다시, 봄’(6월7일까지)이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뮤지컬단의 대표 창작 레퍼토리 중 하나인 ‘다시, 봄’은 출발부터 남달랐다. 극을 먼저 구성하고 배우를 캐스팅해 무대에 올리는 여느 공연과 달리, 배우들이 처음부터 극 구성에 적극 참여하는 ‘디바이징 시어터’ 방식으로 탄생했다. 2022년 초연 당시 실제 50대 여성 배우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생애전환기 워크숍을 열어, 여기서 나온 다양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극을 구성했다.

뮤지컬 ‘다시, 봄’ 공연 장면.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뮤지컬 ‘다시, 봄’ 공연 장면.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막이 오르면 50대 여성인 7명의 친구들이 모처럼의 여행길에 나선다. 우다다다 수다를 이어가던 중 버스 사고가 발생하고, 자신을 ‘사자’라고 소개하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만난다. 이들 중 1명을 데려가야 한다는 사자 앞에서 7명은 각자 그동안 겪어온 삶과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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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 속에 악착같이 버텼지만 갱년기 안면홍조로 앵커 자리에서 밀려난 아나운서, 모든 일에 과도한 열정을 쏟아붓는 보험설계사, 자신을 뒤로하고 가족을 최우선시해온 가정주부, 남편과 사별한 뒤에도 시댁 뒤치다꺼리로 일생을 보낸 교사, 자유로운 삶을 누리지만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고픈 골드미스, 어릴 적 꿈을 잃고 평범하게 살아온 농부 등의 사연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애환, 고민, 설움 등이 묻어난다.

뮤지컬 ‘다시, 봄’ 공연 장면.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뮤지컬 ‘다시, 봄’ 공연 장면.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초연부터 지난해 재연까지 중장년층 관객이 70%가량을 차지했다. 이번 공연도 70~80%가 중장년층 관객이라고 한다.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김덕희 서울뮤지컬단장은 “지금까지 13회 공연 중 9회가 매진됐다. 평소 뮤지컬을 많이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객들이 찾아준다는 점에서 흐뭇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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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 반응도 적극적이다. 초연부터 참여해온 배우 왕은숙은 “관객들 표정을 보면 공감하고 위로받는 모습이 보인다. 대사를 하다 보면 ‘제가 그래요’ 하고 껴드는 관객까지 있다”고 전했다. 재연부터 함께해온 배우 문희경은 “모녀가 와서 공연 보며 딸이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모습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배우 황석정은 “여자만 올 줄 알았는데 젊은 남자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해서 놀랐다. 그들도 공감하는 것 같다”고 했다.

뮤지컬 ‘다시, 봄’에 출연하는 배우 예지원(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황석정·왕은숙·문희경.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뮤지컬 ‘다시, 봄’에 출연하는 배우 예지원(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황석정·왕은숙·문희경.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총 31회 공연을 서울뮤지컬단원이 주축인 ‘다시팀’과 객원 배우가 참여한 ‘봄팀’이 번갈아가며 선보인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배우는 ‘다시팀’의 황석정과 ‘봄팀’의 예지원이다. 뮤지컬 도전이 처음인 예지원은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는 관객들이 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 같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흥이 나고 눈물도 난다”고 했다. 서울뮤지컬단 최고참 배우 왕은숙은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처럼 ‘나도 오래 무대를 해왔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고 인생 2막을 열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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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는 전석 5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부모님과 함께 오면 30% 깎아주는 ‘가족애 할인’, 청바지를 입고 오면 30% 깎아주는 ‘청바지 할인’, 3명 또는 5명 이상 함께 오면 깎아주는 ‘삼총사 할인’(30%), ‘오공주 할인’(35%) 등 혜택도 다양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