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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일반

‘오월의 청춘’ 고민시, 5·18 다큐 내레이션 맡은 까닭은?

등록 :2022-05-18 10:11수정 :2022-05-18 12:02

드라마 <오월의 청춘> ‘행방불명자’ 역할 인연
광주 MBC 특집 다큐 <나를 찾아줘> 참여 눈길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 출연한 배우 고민시와 이도현. 한국방송 제공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 출연한 배우 고민시와 이도현. 한국방송 제공
“주님, 예기치 못하게 우리가 서로의 손을 놓치게 되더라도, 그 슬픔에 남은 이의 삶이 잠기지 않게 하소서. 혼자 되어 흘린 눈물이 목 밑까지 차올라도, 그것에 가라앉지 않고 계속해서 삶을 헤엄쳐 나아갈 힘과 용기를 주소서.”

‘오월의 신부’ 명희(고민시)가 쓴 결혼 기도문은, 41년이 흘러서야 남편 희태(이도현)에게 전달됐다. 명희가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과정에서 진압군에 사살된 뒤 유해를 찾지 못한 ‘실종’ 상태였기 때문이다. 시대의 비극을 피하지 못한 ‘명희태’(명희와 희태의 이름을 붙여 만든 애칭) 커플.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오월의 청춘>(한국방송2)은 역사적 배경과 청춘의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 내, 시청자에게 큰 여운을 남겼다.

드라마는 떠났지만, 42번째 오월과 함께 명희가 돌아왔다. 명희 역할을 연기한 배우 고민시가 광주문화방송(MBC)의 5·18 42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나를 찾아줘>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나를 찾아줘>는 여전히 이름을 찾지 못한 무명열사들, 유해를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들의 문제를 심층 취재한 45분짜리 다큐멘터리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무명열사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을 밀착 취재하는 한편, 행방불명자의 가족들, 당시 ‘시신운구반장’, 사체 검안의, 간호사 등의 이야기를 두루 담았다.

고민시는 17일 <한겨레>에 “오월을 빛내준 분들을 위해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이번 <나를 찾아줘> 내레이션에 참여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1980년 5월 18일 그날의 가슴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며 무명열사 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민시는 지난해 5·18기념재단에 1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배우들이 다큐 내레이션을 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의도와 관계없이 이름이 오르내릴 것 같은 주제는 꺼리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고민시의 선택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나를 찾아줘>를 연출한 우종훈 광주문화방송 기자는 <한겨레>에 “드라마 마지막 회에서 명희(고민시)가 41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장면이 인상 깊어서, 내레이션을 부탁했는데 흔쾌히 수락받았다”며 “(고민시 배우가) 다큐멘터리 내용을 미리 잘 숙지하고 와서, 제작진이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을 잘 살려주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나를 찾아줘>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다큐멘터리 <나를 찾아줘>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다큐는 드라마의 현실 버전인 걸까. <오월의 청춘> 속 명희의 유골은 긴 시간이 지난 뒤 한 공사장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그 사이 희태가 명희와 떨어져 지독한 삶을 산 것처럼, 현실에는 오월의 볕에서 가슴 시린 겨울 추위를 느끼는 행방불명자 가족들이 존재한다. <나를 찾아줘>는 바로 그들, 현실의 희태를 만난다. 과거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이 발견됐다면 전국 어디든 찾아 나섰던 가족들이, 이제는 고령화되고 기다림에 지칠 대로 지친 모습을 비춘다. 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국가의 적극적 노력과 계엄군들의 ‘양심 고백’을 촉구한다.

다큐는 또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실제 모델 문재학(당시 16살) 열사와 친구 양창근(당시 16살) 열사의 이야기도 담았다. 지난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국립 5·18민주묘지에 신원 미상으로 안장된 4-96번 묘역의 무명열사가 양창근 열사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전까지 양창근 열사의 묘지로 알았던 1-38번 묘역에 안장된 주검의 신원은 김광복(당시 14살) 열사인 것으로 올해 확인됐다. 다큐는 어째서 유해가 뒤바뀌어 매장되었는지, 뒤바뀐 유해의 신원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었는지도 추적한다. <나를 찾아줘>는 유튜브 <광주 MBC> 채널에 공개돼, 누구나 볼 수 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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