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 주변에서 최근 확인된 백제시대 대형 건물터 발굴 현장. 문화재청 제공
익산 쌍릉 주변에서 최근 확인된 백제시대 대형 건물터 발굴 현장. 문화재청 제공

백제 무왕을 제사 지낸 사당 시설이었을까?

백제의 30대 임금 무왕(?~641)의 무덤으로 유력한 전북 익산시 석왕동 쌍릉(국가사적) 부근에서 능과 연관된 시설로 보이는 대형 건물 터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근 익산시와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쌍릉 동쪽의 정비 예정터를 발굴 조사 하는 과정에서 백제 말기~통일신라 초기(6~8세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두개의 큰 건물터와 구덩이 모양의 ‘수혈유구’를 확인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광고

연구소가 낸 자료를 보면, 두 건물터는 모두 땅 위에 기둥을 박은 지상식 건물의 특징을 보여준다. 터의 경사면 위쪽에 물길의 흐름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도랑시설(구상유구)을 만들었고 안에는 기둥구멍을 팠다.

1호 건물터는 길이 35m, 최대너비 11m 내외로, 유구 안에서 백제 사비(부여) 도읍 시기의 벼루 조각과 대형 뚜껑 조각, 인장이 찍힌 기와 등이 후대인 통일신라 인화문토기 조각과 함께 나왔다. 2호 건물터는 길이 27m, 최대너비 10m 내로 1호보다 조금 작다. 터의 남서쪽 구상유구가 끝나는 지점에서 우물을 판 흔적이 확인된다. 구상유구 안에서는 1호 건물터처럼 사비시기 백제 토기 조각과 통일신라기 인화문토기 조각이 수습됐다.

광고
광고

조사단 쪽은 “온돌이나 부뚜막 같은 불을 피우는 시설의 자취가 확인되지 않아 일반적 거처는 아닌 것 같다”면서 “기둥을 쓴 지상식 건물 얼개이고 내부에서 출토된 벼루, 대형 토기 조각 등으로 미뤄 쌍릉의 제의와 연관된 창고 등의 특수시설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쌍릉은 큰 무덤인 대왕릉과 작은 무덤인 소왕릉으로 이뤄져 예부터 무왕과 왕비가 묻힌 곳이라는 설이 전해져왔다. 2017~19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의 학술발굴조사로 대왕릉 석실 안에서 사람뼈가 담긴 나무함이 발견됐고, 백제 특유의 판축기법으로 봉분 흙이 다져졌으며, 최상급 석재를 정교하게 다듬어 석실을 조성한 사실 등도 밝혀졌다. 연구소 쪽은 무덤에서 수습한 뼈의 특징과 연대를 정밀분석해 무왕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