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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일반

안녕, 서울극장…추억을 남기고 떠나는 ‘종로3가 극장들’

등록 :2021-07-04 15:20수정 :2021-07-04 15:42

다음달 31일, 개관 42년 만에 영업 종료
서울극장 모습. 누리집 갈무리
서울극장 모습. 누리집 갈무리

오랜 세월 서울을 대표해온 영화관 중 하나로 많은 이들에게 추억의 장소로 각인된 서울극장이 개관한 지 4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극장은 지난 2일 누리집 공지를 통해 “약 40년 동안 종로의 문화중심지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울극장이 2021년 8월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극장을 운영하는 합동영화사는 시대를 선도할 변화와 도전을 준비 중”이라며 “오랜 시간 동안 추억과 감동으로 함께해주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한국 영화관 1번지’로 통하던 종로3가 일대를 지키던 전통의 극장들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형 멀티플렉스에 밀려 2008년 문을 닫은 단성사는 지난 2019년 한국 영화 탄생 100돌을 맞아 ‘단성사 영화역사관’으로 재탄생했고, 피카디리극장은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를 거쳐 지금은 씨지브이(CGV) 직영점이 됐다.

서울극장 쪽은 공식적인 폐업 이유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 악화를 들었다. 이미 대형 멀티플렉스들에 밀려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팬데믹 상황까지 덮치자 더는 버티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관을 향후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극장 쪽은 설명했다.

서울극장 영업 종료 공지. 누리집 갈무리
서울극장 영업 종료 공지. 누리집 갈무리

서울극장은 합동영화사가 1978년 당시 재개봉관이던 세기극장을 인수해 이듬해인 1979년 개봉관으로 개관하면서 한국 영화사에 발자취를 남기기 시작했다. 당시 1개의 스크린으로 시작한 영화관은 1989년 스크린 수를 늘리며 국내 최초의 복합상영관으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등 명소로 통했다. 2000년대 들어 대형 멀티플렉스의 공격적인 확장세에 맞서 고군분투해온 서울극장은 2017년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관객 편의 시설을 확충하기도 했다.

서울극장은 예술영화 상영 등으로도 활로를 모색해왔다. 미쟝센단편영화제, 서울환경영화제 등 작은 영화제들의 개최 장소로 활용됐으며, 1개관(6관)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로, 또 다른 1개관(11관)은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로 대관 운영돼왔다. 하지만 끝내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인디스페이스와 서울아트시네마는 서울극장 영업 종료 이후에도 당분간 계속 운영하며, 추후 이사할 계획이다.

권동춘 한국상영관협회 정책위원장은 “영화관을 주로 찾는 젊은 층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서울극장뿐 아니라 다른 극장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전통의 극장이 문을 닫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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