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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생각

AI로봇 클라라는 묻는다 “인간은 진정 특별할까요?”

등록 :2021-04-07 18:18수정 :2021-04-08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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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지은 가즈오 이시구로

2017년 노벨문학상 영국 작가
한국언론과 합동 서면 인터뷰

“헌신적인 집사 같은 로봇 통해
인간의 특별함에 대해 질문 던져

한국은 흥미로운 문화의 근원지
제 책이 이런 한국에 소개돼 신나”
인간을 돌보는 인공지능(AI) 로봇 친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신작 소설 <클라라와 태양>의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한국 언론과 한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 “<클라라와 태양>은 희망, 그리고 세상에는 선함이 존재한다는 믿음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Lorna Ishiguro
인간을 돌보는 인공지능(AI) 로봇 친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신작 소설 <클라라와 태양>의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한국 언론과 한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 “<클라라와 태양>은 희망, 그리고 세상에는 선함이 존재한다는 믿음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Lorna Ishiguro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신작 소설 <클라라와 태양> 한국어판 발간에 맞추어 한국 언론과 합동 서면 인터뷰를 했다. 이시구로는 <클라라와 태양>을 비롯해 <남아 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 같은 전작들, 신작의 소재가 된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 발전과 인류의 미래, 코로나19 사태, 자유민주주의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생각을 두루 밝혔다. 질문과 답변을 추려 싣는다.

―<클라라와 태양>이 <남아 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 사이에 다리를 놓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영상에서 말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독자들에게 보내는 영상에서 이 책이 <남아 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 사이에 다리를 놓는 작품이라고 말한 것은, 일부는 홍보 때문이었습니다.(웃음) 그런데 진지하게 말씀드린 면도 있었습니다. <클라라와 태양>과 <남아 있는 나날> 사이에는 몇 가지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아 있는 나날>에는 주인공이자 해설자로 영국 집사가 나옵니다. 그는 로봇은 아니지만 로봇과 거의 비슷해서 사회와 단절돼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대상을 봅니다. 다른 한 가지 공통점은 당연히 <남아 있는 나날>의 집사는 서비스 제공이라는 개념에 헌신하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물론 <나를 보내지 마>의 연장선은 아닙니다. 10년 전에 <나를 보내지 마>를 다시 읽었을 때 그 책이 아주 슬픈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그렇게 슬픈 책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결국 <클라라와 태양>은 희망, 그리고 세상에는 선함이 존재한다는 믿음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작의 소재가 인공지능인데, 아무리 고도화된 인공지능이어도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성에 대한 당신의 정의, 혹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인간적 요소들은 무엇일까?

“바로 소설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질문입니다. 클라라는 마지막까지 이 질문을 던집니다. 클라라가 함께 살게 되는 가족의 중심에는 어떤 미스터리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 미스터리가 물어보신 바로 그 질문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우리의 특별함을 다소 과대평가한 건 아닐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특별할까? 이에 대한 정답은 없기 때문에 답변하고 싶지 않습니다.”

―<뉴욕 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두세 차례 언급했다. 그것이 사라져가고 있는 데 우려를 표하면서. 당신이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인가?

“저는 자유민주주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가치 체계의 중심에 개인의 권리를 둔다는 점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여러 문제들이 많은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그중 한 가지 문제는 자유민주주의 자체가 자본주의를 통제하지 못해서 ‘자유세계’에 엄청난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문제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불만이 엄청 커지면서 이제 사람들은 다른 방식을 채택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인공지능이 엄청난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인공지능은 분명 자유민주주의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될 무렵 이 소설 집필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작가로서 바라보는 우리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 같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팬데믹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큰 교훈 중 하나는 국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국제기구들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한국 같은 몇몇 국가들은 훌륭하게 대처했고, 영국이나 미국, 브라질 등의 국가들은 확실히 처음에는 대처를 아주 못했습니다. 현재 영국은 백신으로 대응을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제사회 측면에서 봤을 때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직 이렇게 국경을 넘는 문제들에는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다음 팬데믹을 겪기 전에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한 국제기구 없이는 이러한 문제들을 직면할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건, 우리는 과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과학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 이 상황을 빠져나오지 못했을 테니까요.”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제 제 책이 한국의 ‘문화적 현장’(cultural scene)의 일부를 이루게 되어 정말 기쁘다는 점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요. 지난 10~15년 동안 한국이 문화의 근원지로서 국제적으로 얼마나 중요해졌는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거 우리는 한국을 삼성과 같은 기술이나 자동차의 생산지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한국은 케이팝 같은 흥미로운 문화의 근원지입니다. 한편, 저 같은 사람들에게는 한국 영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제 책이 매우 미래 지향적인 문화가 만들어지는 현장인 한국에서 읽힐 수 있다는 건 매우 신나는 일입니다.”

▶ [인터뷰 전문]  노벨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인간은 정말 특별할까”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989999.html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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