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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생각

코로나 이후 다가올 미·중 신냉전 시대

등록 :2021-03-12 05:00수정 :2021-03-12 09:42

지난달 9일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와 니미츠호가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하는 모습.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해군 제공
지난달 9일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와 니미츠호가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하는 모습.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해군 제공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 코로나19, 미·중 신냉전, 한국의 선택

문정인 지음/청림출판·1만7000원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 선방해왔다. 전염병에 따른 경제 타격도 다른 나라에 견줘 적었다. 그러나, 팬데믹은 너무 많은 것을 바꿔버렸다. 무엇보다 한국은 미·중 양 대국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코로나19로 두 고래의 대결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한국의 입지는 좁아질 위기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국제정치학자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국가 단위의 군사안보에 치중하던 종래의 안보 개념에서 지구촌 수준의 인간안보가 새로운 화두로 대두하고” “코로나 사태가 일으킨 경제적 공황 사태가 1930년대처럼 세계대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졌다고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에서 진단한다. “자국우선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제 리더십과 공조가 실종”된 장면들도 목도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이후 국제 사회의 지배 담론으로 군림해왔던 세계화 패러다임의 종언을 시사하고 있다”고 문 교수는 지적한다.

문 교수는 현실주의·자유주의·구성주의의 주요 국제정치 이론을 두루 짚으며 코로나 사태가 드러낸 국제정치 현실의 다섯 가지 주요 맹점을 제시한다. 바이러스의 변칙성을 담아낼 수 없는 현실주의 안보 개념의 적실성, 기존 인간 중심으로 접근한 전쟁과 평화에 새로운 매개변수로 등장한 자연 요소, 인종 갈등과 문명 충돌의 개연성, 국제 리더십의 실종, 세계화의 종언이다.

이를 바탕으로 문 교수는 국제질서의 다섯가지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하는데, 우선 미국과 중국 사이의 느슨한 비대칭 양극체제가 유지되는 ‘현상 유지’, 자급자족적 경제체제와 폐쇄 사회로 전환하는 ‘성곽도시와 새로운 중세’, 패권주의의 종말과 유엔·다자주의를 통해 세계 평화가 도래하는 ‘팍스 유니버설리스’, 세계 경찰의 위상을 되찾은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인 ‘팍스 아메리카나 Ⅱ’, 빠른 경제 회복을 발판 삼아 세계 질서 중심에 중국이 서는 ‘팍스 시니카’가 그것이다. 가장 바람직하기는 팍스 유니버설리스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고, 최악은 성곽도시와 새로운 중세다. 문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 미국과 중국 중 한 곳이 승기를 잡는 일은 가능하지 않고, 코로나 사태로 미·중 대결이 심화하여 현상 유지가 악화하는 현상이 새로운 일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책의 목적이자 결론이기도 하거니와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전략적 선택이다. 문 교수가 제시하는 선택지는 다섯 가지다. 미국과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거나, 부상하는 중국에 편승하거나, 두 강대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홀로서거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현상을 유지하거나, 미중 진영 외교를 벗어나는 초월적 외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2부 4~9장이다. 다섯 가지 전략적 선택지를 따져볼 주요 기준이 제시되는데, 여기에 미·중 신냉전의 양상에 대한 세밀한 통찰이 담겼다. 미·중 경쟁을 신냉전으로 규정하고, 두 강대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대결을 지정학과 지경학, 기술민족주의, 이념 및 소프트파워를 기준으로 분석한다. ‘진보적 현실주의자’인 그의 면모를 뚜렷이 확인하게 되는 대목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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