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수 등 지음/아마존의나비·1만2800원 “알렉사, 하늘은 왜 파랗지?”라고 어린 아들이 물으면 재빠르게 답해주는 알렉사. 엄마를 모닝콜로 깨운 뒤 아침 식사 레시피를 알려주며, 출근 준비하는 아빠에겐 책을 읽어준다. 덕분에 아빠는 지난 2년간 45권의 책을 읽었다. 생일파티 때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면 조명을 은은하게 바꿔주고 ‘해피 버스데이’ 노래까지 불러준다. 2014년 아마존이 출시한 음성 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는 미국 가정의 풍경을 이렇게 바꾸었다. 알렉사는 엘지전자의 냉장고, 삼성전자의 청소기, 제너럴일렉트릭의 조명 등에 탑재되어 가전의 음성 조종을 주도하고 있다. 이제 내 스마트폰이 어디서 뒹굴고 있는지 몰라도 된다. 그저 우리에게 필요한 건 ‘목소리’ 하나다. “짜장면 한 그릇 시켜줘” “목욕탕에 따뜻한 물 좀 받아줘” “남편에게 전화 좀 걸어줘”라고 말만 하면 된다.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은 월드와이드웹(www)의 탄생에 비견되는 음성 명령 기술이 일상을 얼마나 혁명적으로 바꿔놓을지 펼쳐 보인다. 변호사, 영화감독, 엔지니어, 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10명이 ‘호모 디지쿠스’라는 스터디모임을 결성해 6개월간 공부하고 토론한 결과물이다. 10년 전 아이폰이 열어 제친 ‘모바일 퍼스트 시대’는 이제 ‘보이스 퍼스트 시대’로 넘어가고 있으며 이같은 변화가 전세계 산업 지형과 기업 순위를 바꾸고 있다. 사물 제어, 쇼핑과 거래, 문서 작성, 게임 등 음성 인식이 어디까지 왔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애플, 구글, 아마존, 삼성 등 보이스 전쟁에 뛰어든 기업들의 전략과 목표는 무엇이고 과연 누가 승자가 될까? 분석은 예리하고 사례는 풍부하며 비유는 생생하고 예측은 소름 돋는다. 김아리 자유기고가 ari93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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