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독서
도유진 지음/남해의봄날·1만6000원 반복되는 교통체증과 고정된 업무 일정,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거비 부담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때론 쉴 수는 없을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원격근무’가 현실화하면서 어디로든 이동해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꿈이 이제는 가능해졌는데. <디지털 노마드>는 지은이 도유진씨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회사에서 했던 원격근무 경험을 바탕 삼아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디지털’과 ‘유목인’의 합성어인 ‘디지털 노마드’는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가 1998년 그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미래 신인류의 모습으로 소개한 바 있다. 지은이는 지난 1년간 세계 25개 도시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다양한 직업군의 68명을 인터뷰해 다큐멘터리 <원 웨이 티켓>을 제작했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기업에서도 디지털 노마드의 원격근무를 환영하는 추세. 글로벌 인재 채용이 쉽고 사무실 임대료 같은 고정비용의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다국적 기업 델(Dell)의 사례를 보면, 2016년 기준 전체 직원의 약 25%가 사무실이 아닌 집, 또는 고객이 있는 장소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며 2020년 50%까지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은이는 “디지털 노마드가 나와는 거리가 먼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자 우리 사회에도 곧 퍼져나갈 가까운 미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IT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이 원격근무와 디지털 노마드 담론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하루빨리 ‘경직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개선되고, ‘프리랜서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