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3일부터 9일간 국회에서 진행된 ‘무제한 토론’ 속기록을 모은 <필리버스터>가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3월9일 <필리버스터>는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에 이어 종합순위 3위를 기록했다. 유명 작가의 경우 예약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기도 하지만, 인문학서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알라딘 박태근 엠디는 “소설·인문서를 막론하고 이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은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2월23일 제340회 임시국회 제7차 본회의에 의장 직권으로 테러방지법이 상정되자 처리를 무산시키기 위해 야당은 192시간17분 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벌였다. <필리버스터>는 ‘인터넷 국회회의록’(likms.assembly.go.kr/record/)에서 누구나 열람 가능한 이 필리버스터 발언록을 묶은 것으로 책으로는 1344쪽 분량(가격 3만3천원)이다.

책은 이김 출판사의 첫 책이다. 이김 출판사 김미선 대표는 자신이 이런 책을 갖고 싶어 출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장성을 속기록 텍스트로 느낄 수 있었다. 화면으로 보기는 아까워서 책으로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분량이 워낙 많았다. 그래도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출판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제까진 대선 투표도 거를 정도로 정치와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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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첫 책이라 서점 출시를 위해서는 신규거래 계약 등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해 지난 9일 알라딘에만 1차로 책을 등록했다. 등록 뒤 24시간 만에 1500권의 주문이 들어왔다. 1000권으로 잡았던 제작 부수를 3000권으로 늘렸다. 현재는 예스24 등 다른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도 예약주문이 가능하다. 출간일은 16일이지만 주문량이 많아져 18일 이후 출고가 예상된다.

그동안 5공 청문회, 제헌의회 등의 국회 속기록이 책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국가기관 기록물은 별도 허가 없이 출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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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