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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생각

한시에 담긴 달콤하고 애달픈 연애

등록 :2015-07-09 20:43

잠깐독서
로맨틱 한시
이우성 지음/아르테·1만5000원

“봄이 지남을 슬퍼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직 그대를 그리워하기 때문에 생긴 병이에요/ 티끌 같은 세상 괴로움만 쌓이니/ 떠나가 돌아오지 않는 그대 마음 때문이죠”

조선시대 기생 이매창의 ‘병중(病中)은 짝사랑의 아픔을 노래했지만, 읽는 이들은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연인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괴롭다. ‘사랑한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요조숙녀’이기를 강요받던 시대에 어찌 함부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으랴. 벼루를 꺼내어 먹을 갈면서 호흡을 가다듬은 뒤 한자 한자 정성스레 붓을 놀린다. 설렘으로 시작된 사랑은 감격과 원망의 소용돌이를 거쳐 애틋한 그리움으로 남는다.

어렵고 고루하게만 느껴지던 한시가 이처럼 달콤한 연애 편지가 될 수 있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극도로 정제된 언어로 구성된 한시는 시대와 공간을 걷어낸 옛 사람들의 감성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음을 보여준다. 7세기 신라시대에 활약한 여승 설요부터 조선시대 뛰어난 문장가였던 박제가, 임제, 권필 그리고 허난설헌, 이옥봉, 황진이 등 여류 가객의 로맨틱한 한시들을 엮었다. 젊은 시인 이우성은 옛 한시에 담긴 사랑을 오늘의 이야기로 해석하고 추억한다. 스마트폰도 자동차도 없어 먼 곳에 있는 임을 찾기는커녕 목소리조차 자주 들을 수 없지만, 절제된 언어로 표현된 사랑은 오늘날 우리의 것보다 애달프고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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