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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생각

진화론자가 본 도덕의 뿌리는 이기심

등록 :2013-07-21 21:06

도덕의 두 얼굴
프란츠 부케티츠 지음, 김성돈 옮김
사람의무늬·1만4000원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라! 남을 도울 때 반대급부를 바라지 마라! 너의 이익보다 공동체(국가·정당·교회 등) 이익을 먼저 생각하라! 쾌락 아닌 영원한 가치에 따라 행동하라! 네게 악을 행한 자에게 악한 마음을 품지 마라! 흔히 들어온, 종교집단 등이 특히 앞세우는 도덕 명령들이다. 하지만 이는 원천적으로 실행 불가능한 것이라고 <도덕의 두 얼굴>은 단언한다. 지은이 프란츠 부케티츠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는 쇼펜하우어의 이런 말을 더 믿는 것 같다. “인간의 주된 동기와 근본 동기는 동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기주의, 즉 생존과 행복에의 열망이다.”

도덕은 인류 진화의 산물이고 인류 생존과 행복 추구에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현실에서 존립 불가능한 절대도덕, 순수도덕화할 경우 억압과 지배의 도구로 전락한다. 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부케티츠는 말한다. “우리는 도덕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많은 도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너무 많은 도덕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단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수백만년 동안 구성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30~50명 단위의 소규모 집단을 이루고 살아왔다. 이 소집단 속에서 개인들은 서로 이해가 엇갈리지만 상호부조하고 협동하는 것이 전체와 개체 생존에 유리하다는 걸 체험으로 익혀왔다. 개체 이기주의에 토대를 둔 그런 상호 이타주의가 바로 도덕의 출발점이다. 그럼에도 도덕 명령들을 절대화하고 강제하는 ‘도덕주의’는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비극을 부른다. 미국의 금주법 시대는 오히려 음주를 자극했으며, 범죄가 창궐했다. 히틀러의 나치즘, 스탈린식 전체주의도 도덕주의의 한 갈래다. 오늘날의 종교 근본주의도 다르지 않다.

사회생물학 토대 위에 선 부케티츠가 도덕주의의 위험에서 인류를 구할 실천 가능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도덕적 이기주의=개인주의’다. 도덕적 개인주의는 실행 불가능한 집단적 절대도덕을 추구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걸 거부하고 현실의 삶을 긍정한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구성원끼리 협력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가치를 강요하지 않는다. 동물 등 다른 생명체 옹호에도 적극적이다. 철학자 루트비히 뷔히너는 저서 <인간>의 ‘도덕’ 장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유일하게 올바르고 유지 가능한 도덕원칙은 상호주의라는 관계성에 근거한다. 따라서 도덕적 행동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네게 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너도 다른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된다’는 오래되고 잘 알려진 격언보다 나은 도덕원칙이 없다. 이를 ‘사람들이 네게 해주기를 원하는 바를 타인에게 행하라’는 격언으로 보충하면 덕성론과 도덕론의 경전을 손안에 넣게 된다.” 부케티츠는 칸트의 정언명령과도 통하는 이것을 도덕적 개인주의의 핵심으로 보는 듯하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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