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

〈브라질-역사, 정치, 문화〉

대국으로 부상한 브라질을 빼놓고 요즘 국제사회를 말할 수는 없다. 그에 비하면 국내 브라질 관련 연구는 태부족이다. 제대로 된 관련 서적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브라질을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브라질의 역사와 정치, 사회와 문화를 두루 소개하는 이 책은 반갑다. 입문서지만, 19명의 라틴아메리카 전문가들이 아마존, 룰라, 대두, 삼바, 축구 등 26개 키워드를 통해 수준 높은 안내를 한다.

<브라질-역사, 정치, 문화>는 1500년 포르투갈 탐험대가 브라질을 발견한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과거가 아니라 현대 브라질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브라질의 성장은 탁월한 지도자로 추앙받는 룰라 리더십만의 결과일까? 중국발 특수, 심해유전 발견, 국제유가 상승 등 ‘운때’가 제대로 들어맞은 덕도 톡톡히 본 것 아닐까?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지구적 스케일의 환경문제와 국가적 스케일의 경제문제가 서로 부딪힌 갈등임을 보여준다. 브라질 국기에 특이하게 ‘질서와 진보’라는 글씨가 새겨진 것은 당시 국기 제정 주관자가 콩트의 사회진화론을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도 알려준다. 브라질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작으로 빈곤층의 현실을 다룬 <신의 도시>, 석유 메이저로 부상한 페트로브라스, 정치수단으로서의 축구, 지우베르투 프레이리의 인종 민주주의 등에 대한 글도 브라질에 대한 이해를 끌어올린다. 키워드별로 5~7장 정도씩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들이 쉽게 깊이 있는 내용을 전달해 읽기에 부담이 없다. 이성형 엮음/까치·2만원.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