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문화 속의 독일인과 유대인, 그 비극적 이중주> 오한진 지음. 한울림 펴냄. 2만원
1914년 독일 베를린의 인구 중 유대인은 5%밖에 안됐으나, 전체 세금의 3분의 1을 내고 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 김나지움 진학생은 4명 중 1명이 유대인이었다. 1908년 프러시아 최고 갑부 29가족 중 9가족이 유대인이었고, 부호 5명 중 1명이 유대인이었다. 1차대전이 발발하자, 10만명의 독일계 유대인이 전선으로 달려가, 3명 중 1명이 훈장을 받고 1만2천명이 전사했다. 20세기로 접어들며 유대인은 독일에 완전히 동화됐다고 생각했으나, 히틀러가 집권하자 이는 완전히 오판이었음이 드러났다. 독문학자인 지은이는 유럽문화, 특히 독일의 문화와 지성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동화되려 노력했던 유대인들이 왜 그토록 참혹한 박해를 당했는지 그 배경을 파고든다. 유대인의 독일화와 유럽화는 곧 유럽 국가주의에 해체요소가 된다는 반유대주의적 우려와 저항이 있었다는 게 박해의 핵심 배경이다. 즉 유럽인들은 유대인이라는 타자를 설정해놓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해왔다고 할 수 있다. 지은이는 독일 문학 속에 비쳐진 유대인들의 모습을 통해 ‘독일인과 유대인의 그 비극적 이중주’를 그린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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