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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낮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은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 준비에 한창이었다. 김규현 기자
3일 낮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은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 준비에 한창이었다. 김규현 기자

‘인맥보다 치맥이다’

3일 낮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 입구부터 야외음악당까지 올라가는 길에 이렇게 쓰인 펼침막이 줄을 지었다. 공원에는 치킨을 형상화한 포토존이 들어섰고,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치킨 업체 부스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곳에서는 이날 저녁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 개막식이 열렸다.

대구시는 이날부터 7일까지 5일 동안 대구 두류공원, 두류 젊음의 거리, 평화시장 일대에서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연다고 밝혔다. 대구는 교촌치킨·땅땅치킨·호식이두마리치킨 등 유명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사업을 시작한 곳으로 ‘치킨의 성지’라 불리며 올해로 12회째 ‘치킨’ 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해 방문객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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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2023 대구치맥페스티벌 모습. 대구시 제공
지난해 열린 2023 대구치맥페스티벌 모습. 대구시 제공

축제 메인 무대인 두류공원 2·28 자유광장에는 ‘트로피컬 치맥클럽’, 2·28 기념탑 주차장에는 ‘하와이안 아이스펍’, 코오롱 야외음악당에는 ‘치맥 선셋가든’이 마련되고, 매일 밤 10시 각각 공연이 펼쳐진다. 행사장 전역에서 86개 업체가 차린 254개의 부스에서 다양한 치킨과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유료 좌석인 ‘프리미엄 라운지’는 지난해 960석에서 올해 1500석으로 늘렸지만, 3년 연속 매진 기록을 세웠다. 프리미엄 라운지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치맥페스티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정판 소스가 제공된다.

올해 축제는 다회용기를 제공해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축제 기간 씻어서 재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컵 7만5000개, 다회용기 8만5000개를 보급한다. 축제장 곳곳에 다회용기 회수 부스와 고압 세척기도 마련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번 다회용기 사용으로 축제 기간 플라스틱 폐기물 1.5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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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물권행동 비긴 등은 3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인간 존재를 대상화하고 그들의 죽음으로 유지되는 치맥페스티벌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규현 기자
대구동물권행동 비긴 등은 3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인간 존재를 대상화하고 그들의 죽음으로 유지되는 치맥페스티벌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규현 기자

반면 치킨이 대량으로 쓰이는 축제에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3년째 이어진다. 대구동물권행동 비긴 등은 이날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인간 존재를 대상화하고 그들의 죽음으로 유지되는 치맥페스티벌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는 공장식 축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치맥 축제는 반환경 축제에 가깝다. 오직 술과 닭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소비하는 것 외에 시민들이 축제를 즐길 내용도 없어 지역 문화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존재의 죽음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도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지속 가능한 축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들은 5일 대구시 중구 혁신공간바람에서 ‘대구 치맥 페스티벌 이대로 괜찮은가? 대구 시민 토론회’를 열어 대안축제를 모색하고, 올해 하반기엔 대안 영화제를 열 계획이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