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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에서 수하물을 기다리는 관광객들. 허호준 기자
제주공항에서 수하물을 기다리는 관광객들. 허호준 기자

‘이러니 제주여행 안 가지', '제주 관광 갑질 논란', '제주 여행 불만 폭증', '제주 바가지 요금 논란', ‘이 가격이면 차라리 일본 간다'.

이달 들어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제주 관광 관련 기사들이다. 제주 관광 관련 기사 상당수가 부정적인 내용이다. 조롱 투의 제목이 달린 기사도 간간이 올라온다. 제주도 내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인터넷에 관광 관련 기사를 보는 게 두렵다. 제주도청 관광업무 담당자들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관광지인 제주도에 대한 경비와 바가지요금 논란 등이 잇따르며 여론이 악화하자 제주도는 관련 기관과 함께 관광을 혁신하겠다며 관광불편신고센터를 개설하고, 해수욕장 편의시설 요금을 내리게 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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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30일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속설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명 중 8명을 넘었다”며 “그러나 실제 지출한 여행비는 일본 여행이 제주도 여행의 2배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제주여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의 왜곡이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진행한 7월 2·3주차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고, 83%는 ‘실제 가능하다’고 답했다. 반면 제주도 여행 경비로 일본 여행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500명을 대상으로 여행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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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들은 3박4일로 여행을 계획했을 때, 제주도의 여행 경비는 86만원, 일본은 110만2천원으로 일본이 약 1.3배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기관이 지난해(1~10월) 두 지역 여행자의 평균 지출액을 조사한 결과 제주도는 52만8천원, 일본은 113만6천원으로 2.15배 차이였다. 일본의 경우, 예상 여행 경비는 실제 지출액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제주도는 실제 지출액보다 1.63배 높아 응답자들은 제주도 여행 경비가 더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컨슈머인사이트는 “여행지 물가와 서비스에 대한 논란은 다반사지만 제주도는 유독 심하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비계 삼겹살 논란’ 등 다양한 사례가 여론을 달구며 여행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며 “제주도 여행비를 더 불합리하게 예상해 일본과 별 차이가 없다고 소비자들이 오인하게 하는 것은 ‘제주도는 비싸다’는 오랜 선입견과 부정적인 뉴스의 확대 재생산이 만든 합작품으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해결방안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