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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면 통째로 쓰러지는 철거 현장에…감리도, 통제도 없었다

등록 :2021-06-10 13:43수정 :2021-06-10 14:23

철거 현장 안전불감증 여전해
붕괴한 건물 더미가 도로를 덮친 광주 학동 붕괴 사고 현장. 연합뉴스
붕괴한 건물 더미가 도로를 덮친 광주 학동 붕괴 사고 현장. 연합뉴스
9일 발생해 9명 인명을 앗아간 광주 붕괴 사고는 2년 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현장 사고의 판박이였다. 도로 주변 건물을 철거하는 공사 중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 더미가 정차 중인 차량을 덮쳐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19년 7월4일 오후 2시23분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 도로 옆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5층짜리 건물이 무너졌다. 콘크리트 잔해 더미는 인근 4차로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덮쳤고, 승용차에 타고 있던 1명이 매몰 4시간 만에 구조됐으나 숨졌고, 다른 3명이 부상했다. 피해자들은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다 참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 사고 뒤 철거 방식과 안전 대책을 점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잦아들었다.

경찰은 당시 현장소장과 감리보조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건축주와 철거업체 대표 등 6명도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어진 재판에서 현장소장은 징역 2년을, 감리보조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철거 현장의 안전불감증에 경종을 울린 사고였지만, 이후에도 전국 곳곳의 철거 현장에서 속도를 다투는 작업은 계속됐다. 그 연장선에서 지난 9일 광주시 동구 학동에서 철거에 들어간 5층짜리 건물이 붕괴하면서 시내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8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광주에서는 앞서 지난 4월4일에도 동구 계림동 건물 철거 현장에서 지붕이 무너지는 바람에 노동자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 뒤 광주시는 4차례 공문을 보내 건설현장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하도록 지시했으나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광주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사업이 46건이고, 이 가운데 학동4, 계림동4 등 4개 구역에서 철거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5층 건물을 철거하는데 구조역학에 전문지식을 갖춘 감리가 현장을 지키지 않았고, 버스정류장 이설이나 도로의 차로 통제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예상될 수 있는 피해 반경 안에서 어떤 안전조처도 하지 않은 채 철거작업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건축사 유아무개씨는 “사고 난 건물 같은 철근콘크리트구조는 붕괴하면 통으로 넘어가는 일체형이다. 뒤가 높고 앞이 낮은 구조여서 하부에 보강조처가 필요했다. 위험 범위 안에 승강장을 그대로 두었다는 것은 기본을 망각한 안전불감증”이라고 지적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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