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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북 전주시 전북지방우정청 앞에서 인력 충원을 촉구하는 펼침막이 설치돼 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최근 전북 전주시 전북지방우정청 앞에서 인력 충원을 촉구하는 펼침막이 설치돼 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전북 무주우체국 소속 행정직 직원이 폭염에 외근 업무를 한 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5일 저녁 7시30분께 전북 무주우체국 소속 우편팀장 ㄱ(48)씨가 관사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오후 6시께 퇴근해 관사에 머물던 ㄱ씨는 “더위를 먹은 것처럼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말한 뒤 호흡곤란과 함께 경련을 일으켰다. 이를 본 동료 직원이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ㄱ씨는 의식을 찾지 못했다. ㄱ씨는 119에 의해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같은날 저녁 8시15분께 사망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다.

ㄱ씨는 사망 당일 소포우편물을 받아오는 외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여명이 일하는 무주우체국의 업무는 예금, 우편물 창고 접수 등을 하는 내근직과 집배 업무를 하는 외근직으로 나뉜다. ㄱ씨는 우편물 창구접수를 맡고 있었지만 외근 인력이 부족해 각 가정을 방문해 우편물이나 소포를 받아오는 방문 접수도 수시로 했다고 한다. 무주지역은 이달 들어 낮 최고기온이 33∼35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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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국공노는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사업주의 작업중지)와 제52조(근로자의 작업중지)에 나온 작업중지권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공노는 성명을 내어 “우체국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소포우편물을 받으러 갔다가 고객이 버젓이 보고 있는데 폭염때문에 작업을 중지하겠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국가기관의 일선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해석과 적용을 통해 폭염 등에 따른 공무원의 노동건강권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정사업본부 출신 이철수 국공노 위원장은 “현 정부 들어 공무원 인력 감축 대안으로 ‘통합 활용 정원제’를 도입하며 1인당 감당해야 할 업무가 늘었고 우정사업본부가 민간택배사와 경쟁을 하다 보니 고객 확보 차원에서 내근직 공무원들이 외근을 나가는 경우가 잦다”며 “국가공무원은 비연고지 근무 원칙이 있는데 ㄱ씨는 관사에서 동료들과 살아 빨리 발견됐지만 혼자 거주하는 공무원들은 위급상황 때 신속한 대처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