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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전주페이퍼 사망노동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과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전주페이퍼 사망노동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과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전북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19살 노동자가 숨진 원인을 두고 과로나 가스 누출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20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흘 전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숨진 노동자 ㄱ씨의 사인을 명확히 밝히고, 안전보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유족과 노조 관계자들 말을 들어보면, 전주 팔복동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19살 노동자 ㄱ씨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16일이다. ㄱ씨는 지난해 11월 이 공장으로 현장실습을 나온 뒤 다음달부터 생산팀에 입사해 일해왔다. 사고 당일 아침 7시45분 ㄱ씨는 동료들과 아침조회를 마친 뒤 8시쯤 홀로 배관 점검 업무에 나섰다. ㄱ씨는 아침 8시30분쯤 노조 관계자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30분 뒤인 오전 9시 작업반장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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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은 ㄱ씨를 찾아 나섰고 9시15분 심정지 상태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ㄱ씨를 발견했다. ㄱ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9시55분 사망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ㄱ씨를 부검했으나 구체적인 사인은 확인되지 않아 정밀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2∼3주가 걸릴 전망이다. ㄱ씨는 입사 전 받은 건강검진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유족과 노조는 ㄱ씨가 지난달 50시간에 이르는 연장근무를 한 사실을 근거로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한다. 공장 가동이 멈춘지 6일째 되는 날 사고가 난 점으로 미뤄 배관 속 원료가 부패하면서 유독물질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고 당시 2인1조 작업수칙이 지켜졌는지, 보호장비를 착용과 안전교육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노조 관계자는 “ㄱ씨가 혼자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해 1시간 가까이 방치되는 바람에 신속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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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쪽은 안전 관리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배관 점검 업무는 육안으로만 진행하기 때문에 2인1조 투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사고 당일과 이튿날 고용노동부 조사에서도 가스 누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50시간 연장근로에 대해선 “4인 3교대로 주 5일 40시간씩 근무했는데, 주중 휴일이 많아 연장근무가 많이 잡힌 것일 뿐 실제로 연장근무를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도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분위기”라며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유족 협의와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근로자가 360명인 이 공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