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비건 지향인들이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앞에서 복날 하루만이라도 육식을 하지 말자고 호소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쓰고 있다.
광주의 비건 지향인들이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앞에서 복날 하루만이라도 육식을 하지 말자고 호소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쓰고 있다.

광주의 ‘비건(완전 채식) 지향인’들이 중복인 21일 광산구 떡갈비 거리 인근에 있는 광산구청 앞에서 동물학살 반대 피케팅 시위를 했다.

완전한 채식을 지향하는 시민들이 모인 ‘비건 탐식단’은 이날 오전 7~9시 광산구청 청사 앞에서 ‘죽음 없는 복날 만들기 손피켓 캠페인’을 열었다. 4명의 비건지향인들은 검은 상의를 입은 채 ‘오늘도 동물(생명)을 드실 건가요?’, ‘죽임 없는 복날 문화 만들기’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비건 탐식단은 비건 지향인들이 완전 채식 식단을 개발하고 비건식으로 외식할 수 있는 식당 등을 함께 찾는 시민들의 모임이다. 비건 탐식단이 이날 피켓팅 장소로 택한 광산구청 인근엔 떡갈비 식당들이 몰려 있다.

완전 채식을 지향하는 시민들이 모인 비건탐식단은 중복인 21일 오전 광산구청 앞에서 ‘죽음없는 복날 만들기 손피켓 캠페인’을 열었다.
완전 채식을 지향하는 시민들이 모인 비건탐식단은 중복인 21일 오전 광산구청 앞에서 ‘죽음없는 복날 만들기 손피켓 캠페인’을 열었다.

비건탐식단은 이날 낸 행사 안내 자료에 동물의 생명권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아 동물을 세는 단위를 ‘마리’가 아니라 ‘명’으로 표기해 눈길을 모았다. 이들은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7월 광주·전남권 삼계용 닭은 무려 640만명이고 광산구 진미인 떡갈비 재료로 쓰이는 소와 돼지는 6800명과 15만명이 살해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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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중복에 당신의 식탁에 오른 음식의 경로를 추적해 보라. 그리고 살해 전,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죽임을 당하기 위해 살아왔는지 알아보라”고 호소했다. 안유진 비건탐식단 활동가는 “과거와 달리 육식이 늘었다. 복날이라도 육식을 참자는 의미의 행사”라며 “더위로 손실된 체내 수분은 수박, 참외, 복숭아, 자두 등 과일로도 충분히 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 송정마을 카페 이공(이로운 공간)은 21일 점심 보양식으로 준비한 버섯들깨탕과 현미밥 등 비건식 상차림.
광주 송정마을 카페 이공(이로운 공간)은 21일 점심 보양식으로 준비한 버섯들깨탕과 현미밥 등 비건식 상차림.

광주 송정마을 카페 이공(이로운 공간)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중복 점심으로 비건식을 준비했다. 이공은 “보양식으로 삼계탕 대신 버섯들깨탕과 현미밥을 권한다. 송정동 백반맛집 ‘신선집’과 협업해 일부 반찬을 받았다”고 밝혔다. 카페 이공은 광주지역 최초로 ‘제로웨이스트(Zero wast·쓰레기를 최대한 줄여 0에 가깝게 하는 것 )’를 추구하는 친환경 가게이며, 비건 지향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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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비건탐식단·이공 제공

광주 송정마을 카페 이공(이로운 공간)은 21일 점심으로 버섯들깨탕과 현미밥 등 비건식을 준비했다.
광주 송정마을 카페 이공(이로운 공간)은 21일 점심으로 버섯들깨탕과 현미밥 등 비건식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