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연수중 ‘기내 음주 추태’ 의혹을 받는 박지헌(57·국민의힘·청주 4) 충북도의회 의원이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였다.
충북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21일 박 의원의 제명을 의결했다. 앞서 도의회는 박 의원의 기내 음주 추태 의혹 등 조사를 위해 교수·법조인 등 외부위원 7명으로 구성한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연 데 이어 이날 윤리특위를 가동했다. 오는 24일 충북도의회 40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35명) 3분의 2(24명) 이상 찬성하면 박 의원은 의원직을 잃는다.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은 동료 6명, 의회 사무처 직원 3명 등과 지난달 21일 8박 10일 일정으로 독일·체코·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외연수에 나섰다. 박 의원은 연수 첫날인 이날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기내에서 음주 추태를 보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박 의원은 “승무원에게 맥주를 달라고 해 마셨고, 비행기 속도·고도 등을 물었지만 소란을 피우진 않았다. 다만 주변 승객이 불편을 느꼈다면 미안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과 동행한 이동우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장은 “자리가 떨어져 있어 정확히 알진 못한다. 다만 박 의원이 맥주를 주문해 마셨고, 상의를 빈자리에 두는 문제로 적절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다른 김 아무개 의원과 체코 프라하의 한 금연 객실에서 담배를 피워 호텔 쪽에 변상금 60만원을 지불했다는 의혹도 샀다. 흡연 의혹을 산 김 의원은 이날 윤리특위에서 ‘공개 사과’ 처분을 받았다.
박 의원은 기내 음주 추태 의혹이 불거진 뒤 언론 보도 등으로 파문이 일자 애초 귀국일(지난 2일)보다 하루 앞선 지난 1일 홀로 귀국했다. 박 의원은 지난 2일 낸 사과문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친 데 사과한다. 사실 규명이 마무리된 뒤 선출직 공직자로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처분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