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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으로 학비 날린 베트남인, 도박사이트 운영하다 체포돼

등록 :2021-09-15 14:52수정 :2021-09-15 15:10

베트남인 상대 도박사이트 운영한 일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홍보 글. 대전경찰청 제공
베트남인 상대 도박사이트 운영한 일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홍보 글. 대전경찰청 제공
대전의 한 대학교에 다니던 베트남 유학생 ㄱ(22)씨는 몇 년 전 온라인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쏘소’라는 복권의 당첨 번호를 이용한 온라인 불법 도박이었다. 쏘소는 매일 당첨번호가 인터넷을 통해 발표되는데, 이 번호를 이용한 불법 사설 도박이 베트남 현지에서 성행하고 있다. 가장 배당금이 높은 숫자의 끝자리 2개를 맞추면 수십 배의 돈을 주는 식이다.

이 도박에 빠진 ㄱ씨는 부모님이 보내준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탕진했다. 학교에 나갈 수 없게 돼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자 ㄱ씨는 스스로 도박사이트 운영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인을 중심으로 도박 참여자를 모았고, 약 2년6개월 동안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도박의 늪에 빠진 유학생이 결국 도박사이트 운영자로 전락한 것이다.

대전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팀은 15일 도박 공간 개설 등 혐의로 베트남 국적의 ㄱ(22)씨 등 7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도박에 참여한 28명도 붙잡아 조사 중이다. ㄱ씨와 함께 총책 역할을 한 ㄴ(34)씨는 베트남으로 도주해 수배 중인 상태다.

ㄱ씨 등은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65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베트남인 유학생과 이주여성 등 도박 참여자들을 모집했다. 도박사이트 운영자들과 참여자 모두 베트남 출신이었다. 그 중엔 이 도박사이트를 이용하다 큰 빚을 져 가정불화를 겪게 된 여성도 있었다.

ㄱ씨 등은 외국인 유학생과 노동자들을 상대로 200억원 규모의 무등록 환전 영업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사람과 도박에 참여한 사람 모두 대부분 대학생 등 청년들이었다. 수사도 지난해 한 대학관계자의 제보로 착수하게 됐다. 유학생들이 학비를 도박에 쓰면서 생활고를 겪다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며 “온라인 도박은 행위자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까지도 병들게 하는 무서운 범죄로 소액이라도 이용해서는 안 된다. 범죄 예방을 위해 교육기관 등을 돌며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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