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신도들이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신도들이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이틀사이 13명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 교회 교인들 다수가 16~17일에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개최하는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가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14일 긴급브리핑을 열고 전날 하루동안 서울에서 32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가 총 176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한 3월10일 서울에서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 수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이날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12일 교인 1명이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타시도 거주 1명이 추가 확진됐고 13일에만 1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관련 확진자는 총 13명(서울시 확진자 11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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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파악한 사랑제일교회 검사 대상자는 1897명이다. 시는 13일 교회 폐쇄 조치를 하는 한편 즉각 대응반을 투입해 역학조사 및 접촉자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은 “9일 예배 당시 비가 내려서 교인들이 실내로 들어와 밀접 접촉한 환경이 감염을 키웠을 수 있다”며 “대형교회 특성상 고령자가 많고 전국적으로 신도들이 흩어져 있어 감염 고리를 끊기 위해 교인들의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시는 이 교회 교인들이 다수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자유연대' 단체의 16~ 17일 집회에 대해서도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조치한 상태다. 현재 자유연대 쪽은 주말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24개 단체가 신고(신고 인원 11만5000명)한 광복절 집회들에 대해 시가 이미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라며 “조치를 위반한 주최자 및 참여자에 대해 고발조치 및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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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5명 발생했고, 롯데리아 집단감염으로 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와 우리제일교회 감염 관련성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구 통일상가에서 의류도매업을 하는 상인과 배우자 2명이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가족 2명이 추가로 확진돼 이들의 감염 경로와 접촉자들의 검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14일 정오 기준 17개 단체는 집회 취소 입장을 밝혔지만, 국가비상대책과 자유연대, 천만인무죄석방본부 등 7개 단체는 집회 강행 의지를 고수하는 상황이다. 집회 강행 의사를 밝힌 단체들의 신고 인원은 6만 1000명이다.

아울러 시는 14일로 예고된 의료계 집단휴진과 관련해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인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등 64개소에서 24시간 진료를 하고, 40개 야간·휴일 진료기관도 비상진료 체제를 유지하는 조치다. 13일 오후6시 기준 서울시의원급 의료기관 총 8749개소 중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은 1671개소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