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링링’이 강타한 인천 강화군 연미정 옆 500년 수령의 보호수 느티나무 밑둥이 부러졌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할퀴고 간 인천에서 수령 수백년된 나무 등 보호수들이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녹색연합은 “태풍 피해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인천시 지정 보호수 중 강화 연미정 느티나무, 교동도 고구리 물푸레나무와 인사리 은행나무, 옹진군 이작도 소나무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9일 밝혔다.
연미정 느티나무 두 그루 가운데 한 그루는 강풍에 완전히 부러졌다. 2000년 11월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500년된 이 느티나무는 지상으로부터 1m 위 줄기가 부러져 회생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미정 좌우의 느티나무들은 모두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4호인 연미정도 느티나무가 부러지는 과정에서 일부 파손됐다.
수령 330년 된 인천 교동도 인사리 은행나무는 강풍에 뿌리째 뽑혔다.
수령 330년으로 1982년 10월15일 보호수로 지정된 교동도 인사리 은행나무는 뿌리째 뽑혔고, 바로 옆 느티나무 노거수도 큰 줄기 두 개가 부러졌다. 또한 수령 400년으로 2001년 8월6일 보호수로 지정된 교동도 고구리 고목근현지에 위치한 물푸레나무도 큰 줄기 중 하나가 꺾였다. 이 물푸레나무는 과거에도 큰 줄기가 부러지거나 갈라져 철근으로 연결해 놓은 상태였다.
이 밖에도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의 소나무를 비롯해 남동구 구월동 회화나무도 두 동강이 나는 등 보호수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녹색연합은 보호수 피해 실태에 대한 신속한 전수조사와 회생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천연기념물 제521호인 백령도 무궁화는 2012년 태풍 볼라벤 때 뿌리째 훼손된 데 이어 지난해 태풍 솔릭 때 추가로 가지가 부러져 결국 최근 고사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보호수와 노거수 등 인천의 소중한 자연환경자산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꼼꼼한 전수조사와 보호조처 강구와 함께 가치발굴과 시민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에는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로 백령도 무궁화나무, 대청도 동백나무, 볼음도 은행나무, 강화도 갑곶리 탱자나무, 사기리 탱자나무, 첨성단 소사나무, 서구 신현동 회화나무 등이 있다. 인천시지정 보호수 116그루 등 120여 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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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