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송파구 장지천에서 붕어 등 물고기 400여마리가 무더기로 죽었는데, 당시 수온은 31.8도로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시 제공
지난달 24일 송파구 장지천에서 붕어 등 물고기 400여마리가 무더기로 죽었는데, 당시 수온은 31.8도로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시 제공

폭염이던 지난 7월 한강 수온이 예년보다 최고 3.1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데워진 물은 물고기 떼죽음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5일 발표한 ‘1994∼2021년(28년간) 한강 수온 측정 자료’를 보면 노량진측정소가 측정한 7월 한강 평균 최고 수온은 26.7도였다. 월평균 최고 수온은 각 날짜별 최고 수온을 총합한 뒤 날짜 수로 나눈 평균치다. 이는 과거 27년간의 7월 평균 최고 수온(24.1도)보다 2.6도 높은 수치다. 선유측정소 역시 올해 평균 최고 수온이 26.8도로 예년(24.4도)보다 2.4도 높았다.

지천에서는 평균 최고 수온이 30도를 넘기도 했다. 한강이나 지천에 많이 사는 잉어가 더는 살 수 없는 ‘한계 수온’이 32도 정도라는 점에서 사실상 심각한 온도에 이르렀다는 것이 연구원 판단이다. 한강 지류에 있는 안양천 측정소가 잰 7월 최고 수온은 31.2도였다. 이는 예년 28.1도보다 3.1도나 높은 수치다. 또 중랑천·탄천 측정소에서도 예년보다 각각 2.3도·2.6도 높은 측정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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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수온 상승은 최근 들어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8년간 한강(노량진 측정소)의 7월 수온이 25도를 넘긴 적은 모두 열한번이었는데, 2014년 이후에만 여섯번이 몰려 있다. 서울시 제공
한강의 수온 상승은 최근 들어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8년간 한강(노량진 측정소)의 7월 수온이 25도를 넘긴 적은 모두 열한번이었는데, 2014년 이후에만 여섯번이 몰려 있다. 서울시 제공

연구원은 수온 상승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7월 평균 최고 기온은 32.2도였는데, 이는 기상 관측 이래 기온이 가장 높았던 1994년(32.6도)에 버금가는 고온이다. 한강의 수온 상승은 최근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지난 28년간 한강(노량진 측정소)의 7월 수온이 25도를 넘긴 적은 모두 열한번이었는데, 이 가운데 여섯번은 2014년 이후에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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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지난달 한강에서 나타난 물고기 떼죽음도 수온 상승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지난달 15일 구로구 목감천에서는 잉어 등 물고기 30여 마리가 폐사했는데, 당시 구로구청이 현장에서 잰 수온은 32.5도였다. 또 지난달 24일 송파구 장지천에서도 붕어 등 물고기 400여마리가 무더기로 죽었는데, 역시 당시 수온이 31.8도였다.

보건환경연구원 물환경생태팀 담당자는 “지천은 한강보다 수심이 얕고 유량이 적어 기온 변화에 훨씬 민감하다”며 “수온이 높아지면 조류·미생물·어류 등과 같은 생물의 물질대사와 호흡이 빨라지고 산소 용해도는 준다. 특히, 어류 같은 변온동물은 견딜 수 있는 온도 범위를 넘어서면 폐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하천 생태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 여름철 폭염에 따른 수온 관련 연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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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1993년부터 한강의 노량진·선유 등 본류 2곳과 중랑천·탄천·안양천 등 지천 3곳에 측정소를 설치해 5분 단위로 수온 등 17개 수질 항목들을 측정해왔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