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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코로 마시는데…독성 시험도 안 거친 ‘뿌리는 소독약’

등록 :2021-07-27 04:59수정 :2021-07-30 02:30

서울 25개 중 22개 구, 약품 희석해 분무
방역 당국의 ‘닦는 소독’ 권고 안 지켜져
정부 승인한 분무·연무소독 제품도 없어
환경부 “공기소독 효과 확인되지 않아”

지난해 2월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종로구 보건소 보건위생과 감염관리팀과 종로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과 물청소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지난해 2월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종로구 보건소 보건위생과 감염관리팀과 종로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과 물청소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서울시 자치구 대부분이 코로나19 대응 방역사업으로 방역당국과 환경부가 권고하지 않는 분무식과 연무식 소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무식은 소독약을 분무기로 뿌리는 방식이고, 연무식은 소독약을 기계에 넣어 작은 입자로 뿌리는 방식이다. 이런 소독 방식은 효과가 떨어질뿐더러, 독성이 있는 소독약품의 경우에는 인체에 해로운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겨레>가 서울 25개 자치구에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공간 소독 방법을 확인한 결과, 22개 구가 분무·연무소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20곳에서 사용하는 연무소독은 소독약 희석액 입자를 50μ(100만분의 1m) 이하로 만들어 공기 중에 분사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방법이고, 5곳(중복 포함)에서 사용하는 분무소독은 소독약 희석액 입자를 100∼400μ 크기로 만들어 소독할 물체 표면에 뿌리는 방식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대응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 지침에서는 분무·연무 방식은 지양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분무/분사 및 연무형으로 승인(표면을 덮을 정도로 도포)되었더라도 닦는 소독 권고”한다는 것이다. 소독약이 물체 표면에 있는 바이러스와 접촉해야 소독 효과가 있는데, 분무·연무 방식은 바이러스와 접촉하지 않을 수 있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소독약을 분무하는 과정에서 가라앉아 있던 바이러스가 외려 공기 중에 떠올라 누군가를 감염시킬 위험도 있다. 

환경부 역시 ‘코로나19 살균·소독제품 오·남용 방지를 위한 안내 및 주의사항’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공기소독용으로 국내에서 허용된 제품은 없으며, 공기소독 효과도 확인된 바가 없다”며 “공기 중에 분무·분사 등의 인체 노출 위험이 큰 소독 방식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한준욱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장은 “연무 방식은 방역 효과가 증명되지 않아 권장하지 않는다”며 “분무 방식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그것도 소독약을 충분히 뿌릴 때만 예외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환경부가 승인한 방역소독 약품 가운데 분무·연무소독용으로 승인받은 제품은 없다. 분무·연무소독을 했을 때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한 흡입 독성 시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 과장은 “코로나19 소독약품은 표면소독 때를 기준으로 유해성 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우려되는 물질은 자치구 20곳에서 사용하는 4급 암모늄 계열 소독제와 자치구 2곳에서 사용하는 과황산화물 소독제다. 이 두 물질이 들어간 소독약품의 유해위험성, 응급조치 요령, 취급 방법 등을 담고 있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화학물질 제조사가 작성)를 보면 “분진·증기·스프레이 등을 흡입하지 말라”고 적혀 있다.

서울 양천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인근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인근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은정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교수(독성학)는 “4급 암모늄 계열 소독제를 계속 호흡기로 흡입하면 호흡기에 있는 세포막이 손상될 수 있다”며 “이때 기대·건강 수명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노출 빈도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분무·연무를 하더라도 바로 바닥을 닦아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실내를 분무소독 했다면 약품이 가라앉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바로 걸레로 문질러야 한다. 닦아내야 대기 중에 부유하지 않고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겨레>가 확인한 결과, 자치구 가운데 최소 7곳은 분무·연무소독 뒤 닦아내지 않거나, 닦는 작업을 공간 관리인에게만 맡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치구 보건소 관계자는 “최대한 표면을 닦아내는 방식으로 소독하지만 인력이나 시간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주민들도 (겉으로 보이는) 연무소독을 더 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무소독 뒤 닦아야 한다는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고 (앞으로 어떤 조처를 취할지)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도 이런 소독 방법의 문제점을 재차 지적하고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방역소독 관련 가이드라인을 작성하는 질병관리청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 관계자는 “공문을 이용해 여러번 가이드라인을 안내했지만,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가이드라인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내용을 좀 더 세밀하게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승욱 박태우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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