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호박벌이 짝짓기 철이 되면 ‘고난’을 겪는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번식기의 수벌들은 암벌이 땅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 한꺼번에 암벌에 맹렬히 몰려든다. 암컷을 공처럼 둘러싼 수벌의 짝짓기 경쟁에서 암벌은 간혹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처럼 치열한 어리호박벌의 짝짓기를 포착한 사진이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심사위원 추천작에 포함됐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이 해마다 개최하는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공모전에서 14편의 심사위원 추천작이 공개됐다고 미국 시엔엔 등 외신들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에는 올해도 117개국 사진가가 보내온 5만9200여장의 사진이 접수됐다. 부문별 수상작과 대상은 10월8일 발표되는데 그에 앞서 심사위원이 꼽은 우수작을 발표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심사위원 추천작에는 10살 이하 사진가, 자연의 예술성, 서식지 속 동물, 담수와 해양 생물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작품이 포함됐다. 작품들은 스페인 연승어업에 의해 희생되는 상어의 고통스러운 순간부터 입안 가득 돌멩이를 옮겨 둥지를 짓는 갈까마귀의 모습, 석양이 비추는 폭풍우 구름을 배경으로 한 사자들의 짝짓기를 포착한 사진까지 독특하고 내밀한 야생동물들의 삶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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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모란 심사위원장은 “이번 추천작들은 순수한 자연사를 표현한 사진부터 자연의 아름다움, 위기까지 모두 아우르는 작품이 포함됐다”며 “야생동물 종의 다양성과 보전의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심사위원 추천작에 꼽힌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