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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개·고양이 45%가 새 보호자를 만나지 못하고 보호센터에서 삶을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전국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개·고양이 45%가 새 보호자를 만나지 못하고 보호센터에서 삶을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개·고양이는 11만 마리이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새 보호자를 만나지 못하고 보호센터에서 삶을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23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반려동물의 수는 27만1000마리로 전년 대비 10.4% 감소했으며, 누적 반려동물 등록 수는 328만6000마리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 조사된 반려동물 개체 수가 799만 마리(개 545만, 고양이 254만)인 점에 비춰보면, 반려동물 등록 비율은 40% 수준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동물 보호와 유실, 유기를 방지하기 위해 주택, 준주택 또는 이외의 장소에서 반려의 목적으로 기르는 3개월령 이상의 개는 반드시 한 달 이내에 지자체에 동물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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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2023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보호자가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되어 있는 고양이 동물등록의 경우, 지난해 신규 등록이 1만3000마리로 전년에 견줘 13.3% 증가했다. 고양이 동물 등록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보호자들이 유실 방지를 위해 동물등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기동물 수는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약 11만3000마리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입소 동물 가운데 39.2%(4만4000마리)는 보호자에게 돌아가거나 다른 곳에 입양·기증됐다. 그러나 27.6%(3만1000마리)는 자연사했고, 18%(2만 마리)는 인도적으로 처리(안락사)됐다. 13.3%(1만5000마리)는 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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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간 자연사 비율이 2020년 25.1%, 2021년 25.8%, 2022년 26.9%로 해마다 늘고 있어 동물보호단체들이 우려하고 있다. 고령으로 인한 자연사뿐만 아니라 질병이나 사고·상해로 인한 폐사 역시 자연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2023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2023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2020년 나온 동물자유연대의 ‘유기동물 고통사 방지 입법화 보고서’를 보면, 2015~2018년 전국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자연사한 동물 가운데 고령으로 인한 사망은 1.7%에 불과했다. 동물단체들은 유기동물에 대한 적극적인 질병 치료, 사육환경 개선을 통해 자연사 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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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자체가 동물병원 등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센터가 2022년 대비 7곳 늘어났고, 인력비, 운영비 역시 2022년에 견줘 10.1%, 26.8%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은 전년 대비 16.4% 증가해 12만2000마리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길고양이 중성화는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하여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의 개체 수를 조절하고 고양이 복지를 늘리기 위해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