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 신인 이의리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엘지 트윈스와 방문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 제공
기아 타이거즈 신인 이의리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엘지 트윈스와 방문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 제공

한 마디로 ‘으리으리하다’. 19살 새내기 좌완 투수의 패기가 남다르다. 마운드 위에서 주눅 들지 않고 “칠 때면 쳐보라”는 식으로 자기만의 공을 쌩쌩 던져댄다. ‘아기 호랑이’ 이의리(KIA 타이거즈) 얘기다.

이의리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엘지(LG) 트윈스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4피안타 1실점했다.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로 탈삼진은 5개, 볼넷은 1개뿐이었다. 투구수는 89개(스트라이크 55개). 2-1로 앞선 7회말 2사 후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8회말 동점이 되면서 프로 데뷔 첫 승은 거두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3.31(이전 4.66)로 내려갔다.

패스트볼 구속이 점점 증가하는 것이 고무적이다. 이날 최고 구속은 시속 149㎞. 지난 15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 때는 시속 148㎞였다. 경험이 쌓이고 기온이 더 올라가면 가뿐히 시속 15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의리는 패스트볼 뿐만 아니라 체인지업, 슬라이더도 고졸 신인답지 않게 제구가 잘 된다.

아쉽게 첫 승을 놓친 이의리는 경기 뒤 “오늘은 밸런스는 물론이고 모든 게 좋았다. 그래서 결과가 좋았다”면서 “경기 초반부터 포수 김민식 선배 사인대로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했다. 7회말 2사 후 김민성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마운드 위에서 미소를 지은 이유에 대해서는 “첫 등판 때도 그렇고, 꼭 실투 하나에 홈런을 맞는 게 조금 그랬다. 그래서 헛헛한 웃음이랄까. 약간 그런 의미였다”고 했다. 그는 이어 “7회를 마무리하고 내려왔으면 좋았겠지만, 또 주자를 남겨 두고 내려오면 불펜 투수들에게 부담될 것 같아서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내려온 뒤에는 팀이 이기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의리는 예정대로라면 28일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안방경기에 등판해 다시 데뷔 첫 승을 노린다. “다음 등판에서도 오늘 같은 투구를 하고 싶다”는 그였다.

한편 기아는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류지혁의 결승타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