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 춘전한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한겨레 자료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 춘전한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한겨레 자료

프로배구 브이(V)리그 여자부는 6개팀 102명의 등록선수가 활약 중이고, 2005년 프로 출범 후 올해로 15번째 시즌을 맞고 있다. 오는 15일부터는 플레이오프인 ‘봄 배구’가 팬들을 찾아간다. 요즘 인기 절정의 여자배구를 숫자로 풀어봤다.

9 여자배구 유일한 영구결번. 프로배구 브이리그 여자부 최고의 세터로 평가받은 김사니(38·현 SBS스포츠 해설위원)는 2017년 은퇴한 뒤 그의 등 번호 9번이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의 영구결번으로 남았다. 구단에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결정이었다. 김사니는 1999년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케이티앤지(KT&G·현 KGC인삼공사)-흥국생명-아제르바이잔의 로코모티프 바쿠-기업은행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2016~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는 브이리그에서 세터상 2회와 챔프전 우승 3회,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1회(2014~2015시즌), 브이리그 10주년 올스타 세터 부문 선정 등의 영광을 안았다.

44 역대 최고령 선수 이수정의 은퇴 당시 나이. 이수정은 선수 시절 명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일본과의 1996 애틀랜타올림픽 최종예선 결승전에서 0-2로 뒤지다가 이수정의 투입 이후 흐름을 바꾸면서 3-2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2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그는 2005년 프로배구 출범과 함께 코트를 떠났다가 2015년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의 부름을 받고 43살의 나이에 코트에 복귀했다. 이미 결혼해 두 자녀를 둔 주부였지만, 선수 겸 코치(플레잉코치)로 한 시즌을 뛰고 44살에 완전히 은퇴했다.

57 여자배구 한 경기 역대 최다득점.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엘리사 바실레바(23)는 2013년 12월19일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57득점을 올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바실레바의 57득점은 그해 2월12일 니콜 포셋(도로공사)의 55득점을 넘어선 새 기록이었다. 그 후 기업은행의 매디슨 리쉘(등록명 메디)이 2017년 12월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원정경기에서 역시 57득점으로 역대 타이기록을 세웠다.

184 여자배구 역대 최다 연승 기록. 1969년 국세청으로 시작해 대농-미도파로 팀 이름이 바뀌면서도 꾸준히 경기를 치른 하나의 팀이 세운 기록이다. 1973년부터 1980년까지 무려 7년 동안 184연승 기록을 세웠다. 세계 배구사에도 유례를 찾기 어렵고, 국내 다른 종목에도 없는 대기록이다. 당시 국세청에는 당대 최고의 세터 김은희와 레프트 이인숙, 센터 김영자가 있었고, 대농과 미도파 시절에도 유경화, 윤영례, 이운임, 조혜정, 박인실, 김화복, 곽선옥, 박미희 등으로 이어지는 초호화 멤버가 연승을 이어갔다. 미도파는 내심 200연승까지 기대했으나, 1980년 4월21일 광주에서 열린 제35회 종별배구선수권대회에서 선경과 매 세트 듀스 끝에 0-3(18:20/19:21/15:17)으로 져 대기록이 끊겼다.

192 한국 여자배구 역대 최장신 선수 김연경(31·터키 에즈자즈바시으)의 키. 김연경에 이어 국가대표 양효진(30·190㎝·현대건설), 김수지(32·188㎝·IBK기업은행), 박정아(26·187㎝·한국도로공사), 김희진(28·185㎝·IBK기업은행)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최단신은 국가대표 리베로 김연견(26·현대건설)으로 키 162㎝다. 이름도 비슷한 김연경과 김연견의 키 차이는 딱 30㎝다.

1000 ‘거요미’ (거인+귀요미) 양효진이 프로배구 최초로 달성한 블로킹 수. 양효진은 지난해 2월6일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3세트 고예림의 공격을 가로막아 통산 1000개의 블로킹을 달성했다. 남자부 이선규(38·KB손해보험)보다 닷새 빠른 남녀 통산 최초의 기록이다. 양효진은 2009~2010시즌부터 8시즌 연속 블로킹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황연주에 이어 지난 2월3일 역대 두 번째 5000득점도 달성했다.

192cm로 국내 여자배구 선수 가운데 최장신인 김연경 선수와 162cm로 최단신인 김연견 선수. 사진 제공 대한민국배구협회
192cm로 국내 여자배구 선수 가운데 최장신인 김연경 선수와 162cm로 최단신인 김연견 선수. 사진 제공 대한민국배구협회

1976 여자배구가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메달을 딴 몬트리올 올림픽이 열린 해. 당시 한국은 ‘나는 작은 새’ 조혜정을 비롯해 유정혜, 유경화, 윤영내, 정순옥, 변경자 등이 활약해 3-4위전에서 헝가리에 세트 점수 3-1 역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따냈다. 앞서 준결승에서 ‘주포’ 조혜정의 부상으로 일본에 0-3으로 졌지만.

5000 ‘꽃사슴’ 황연주(33·현대건설)가 남녀 프로배구 최초로 달성한 득점 기록. 황연주는 2017년 12월5일 기업은행과의 경기 5세트 9-13에서 메디의 공격을 블로킹해 남자부 박철우(당시 4315점)를 제치고 가장 먼저 통산 5000득점을 달성했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당시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던 그는 그해 신인상을 받았고, 국가대표로 런던 올림픽 4강에 힘을 보탰다. 또 프로배구에서 최우수선수(MVP) 트리플 크라운(올스타전,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달성한 것도 황연주가 최초다. 그는 440개의 통산 최다 서브 득점 기록도 가지고 있다.

남녀 통산 최초로 5000 득점 기록을 세운 황연주 선수. 사진 제공 한국배구연맹
남녀 통산 최초로 5000 득점 기록을 세운 황연주 선수. 사진 제공 한국배구연맹

9000 김해란(35·흥국생명)이 프로배구 최초로 달성한 디그(상대 팀의 강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 성공) 수. 김해란은 지난 1월27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디그 27개를 성공시키며 남녀 최초로 통산 9000개를 돌파했다.

3억 여자배구 최고 연봉 금액. 현재 양효진(현대건설), 김희진(IBK기업은행), 한수지(KGC인삼공사)가 연봉 3억원으로 ‘연봉 퀸’에 올라 있다.

9000 디그 기록을 달성한 김해란 선수. 사진 제공 한국배구연맹
9000 디그 기록을 달성한 김해란 선수. 사진 제공 한국배구연맹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여자배구 여성이 하는 배구를 일컫지만, 최근에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최하는 프로 배구대회 브이(V)리그의 여자부 경기를 뜻하는 말로 널리 쓰인다. 1925년 국내 최초의 사회복지기관인 태화여자관에서 여성에게 배구를 가르쳤다는 기록이 있다. 발전을 거듭한 여자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한국 최초로 구기 종목 메달(동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룬다. 최근에는 치열한 순위 경쟁과 김연경을 비롯한 스타 선수의 등장,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1970~80년대 이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