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왼쪽부터)
조인성 (왼쪽부터)

‘요즘 왜 저래?’라는 의문이 들 만큼 눈부신 선수가 있다면 다음 시즌 그의 ‘신분’을 의심해볼 일이다.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가 닥쳐올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두고 자신 몸값을 끌어올리려는 예비 FA들이 이를 악물었다.

예비 FA들 덕분에 신바람난 팀이 LG 트윈스다. 1998년 프로 데뷔해 1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포수 조인성이 선봉장이다. 9년 동안 타율 0.251을 기록한 조인성의 19일 현재 타율은 0.324. 강한 어깨로 수비형 포수 이미지가 굳어진 조인성이 대박을 꿈꾸며 방망이를 잔뜩 벼린 결과다. 조인성은 지난해 도하아시아대회를 다녀온 뒤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무게를 8㎏ 줄였다.

팀 살림을 책임지는 조인성이 상승세를 타면서 LG도 중위권을 지키고 있다. 투수나 다른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원이 귀한 포수이기에 조인성의 희소가치는 더 높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자격을 얻었던 삼성 포수 진갑용은 3년간 최대 26억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프로 12년차 투수 최원호도 시즌 출발이 좋다. 13경기에 나와 5승4패 평균자책 3.75을 기록하며 에이스 박명환 뒤를 이은 알짜 활약을 펼치고 있다. 4연패 중이던 LG는 지난 14일 수원 현대전에서 최원호의 호투에 힘입어 연패를 끊었다. 그날 이후 LG는 연승을 거듭했고 최원호는 닷새 뒤 19일 잠실 삼성전에선 5⅓이닝 2실점하며 5연승을 이끌었다.

LG는 2003년부터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최원호는 “FA 자격은 개인 문제고,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을 낮췄다. LG의 최종성적표가 좋을수록 이들이 서명할 계약서 금액은 늘어나게 마련이어서 ‘팀’과 ‘개인’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