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정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구 여성후보 50% 할당제를 들고 나왔다.
캐머런 당수는 백인 남성 위주 보수당이 인구 비례에 맞춰 여성과 소수민족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좀 더 멀리" 그리고 "좀 더 빨리" 친여성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차기 총선에서 좀 더 많은 여성의원을 배출한다는 목표 아래 캐머런 당수는 각 지역구 협의회에 지역구별 최종 후보 4명 중 절반인 2명은 반드시 여성후보로 해야 한다는 새 지침을 내렸다고 BBC는 전했다. 현지 지역구 집행부는 4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한 뒤 총선에 출마할 후보 1명을 선발한다.
앞서 캐머런 당수는 일부 지역구의 반발 여론을 무릅쓰고 당 지도부가 선발하는 1차 후보명단 160명 중 60%를 여성후보로 채웠다.
현재 영국 하원에서 보수당의 여성 의원 비율은 9%, 흑인과 소수민족 의원 비율은 1%밖에 안된다. 하지만 캐머런 당수 취임 후 차기 총선 출마가 이미 확정된 22명 후보 중 여성은 32%인 7명, 흑인과 소수민족 출신은 9%인 2명으로 과거에 비해 늘었다.
캐머런 당수는 "보수당 내에 진짜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더 멀리 더 빨리 나아갈 필요가 있다"며 "21세기에 성공적인 의원이 되는데 필요한 모든 자질을 정확히 평가하는 적절하고, 전문적인 절차를 통해 좀 더 많은 여성 후보가 선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BC는 캐머런 당수의 새 지침대로 각 지역구별로 여성 후보 50% 할당제를 실시한다 해도 지역구 집행부가 최종 후보로 여성을 뽑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캐머런 당수의 친여성 정책은 여전히 집권 노동당에는 못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여성 의원 비율을 늘리기 위해 많은 선거구에서 출마 후보명단을 전부 여성으로 하는 정책을 취한 바 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